혼다자동차와 합병이 무산된 닛산자동차가 최고경영자(CEO) 교체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혼다가 닛산의 새 사장 아래에서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 나오는 만큼, 합병 불씨가 살아날지가 관심사다.
닛산자동차 이사회가 우치다 마코토 CEO 뒤를 이을 새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요시다 다쓰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닛산이 우치다 사장 퇴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향후 생존에 필요한 파트너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올해 들어 6% 이상 하락한 닛산의 주가는 이날 3% 넘게 올랐다.
앞서 우치다 사장은 이달 초 기자들에게 요청이 오면 사장직을 내려놓겠지만 닛산의 경영이 안정되기 전에 물러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우치다 사장은 지난해 11월 인력 9000명을 감축하고 자동차 생산능력도 20%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닛산은 올해 3월로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80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9개월 전 3800억엔의 순이익을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주요 신용평가사 3곳은 닛산의 신용등급을 모두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렸다.
일본 내 3위 완성차 업체인 닛산은 경영난 극복을 위해 일본 2위 업체인 혼다와 지난해 말부터 합병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합병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달에 협상이 무산됐다.
혼다는 닛산을 자회사로 두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닛산은 동등한 통합을 희망했다.
협상 결렬 이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혼다가 (닛산의 자회사화 방안에 대해) 내부 반대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새 사장과 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혼다 외에도 닛산에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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