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명 대 215명.' 불과 두 명 차이로 공화당이 승기를 잡았다.
미국 하원이 대규모 감세와 지출 감축, 부채 한도 상향을 골자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아슬아슬한 표 차이가 예고하듯 민주당 반발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상당해 실제 예산안 입법까지는 난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향후 10년간 4조5000억달러(약 645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감세와 2조달러(약 2870조원) 지출 삭감을 담은 '예산 결의안'을 찬성 217명, 반대 215명으로 간신히 가결시켰다.
법안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인 이날 결의안에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했으며 공화당에서도 이탈자 1명이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결의안 통과를 위해 공화당 의원 수십 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등 공을 들였다.
결의안에는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해 올해로 만료되는 감세 법안(TCJA)을 연장하고, 연방정부 지출 2조달러를 삭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부채 한도를 4조달러가량 인상해 채무불이행 위험을 줄이는 안도 들어가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상원에서도 결의안 통과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하원에서 가결된 결의안이 상원에서도 의결되면 상·하원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공화당은 '조정 절차'를 활용해 예산 법안을 독자적으로 입안한 뒤 처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조정 절차는 상원에서 소수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우회해 단순 과반만으로 양원에서 예산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지출 감소 규모와 내용을 두고 이견이 큰 상황으로 실제 예산안 입안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유권자가 등을 돌릴 수 있는 메디케이드 등 건강 프로그램과 저소득층 푸드스탬프(SNAP) 지원액 축소 가능성에 가장 크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토니 곤잘레즈 공화당 하원 의원은 "지출 억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지지하지만 미국 전역 공동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줄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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