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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7초동안이나…악수 '기싸움'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약 17초간 상대방의 오른손을 꽉 움켜잡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양 정상은 2017년 5월 브뤼셀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도 5초간 서로의 손을 힘껏 쥐는 악수 기싸움을 벌인 바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3년째를 맞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났지만 종전협상에 대한 유럽과 미국 간 시각차만 확인했다.
두 정상은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진행하며 전쟁 종식과 역내 평화 구축에 동의했지만 안전 확약 조치 등 핵심 사안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제 유혈 사태를 끝내고 평화를 회복할 때"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 (종전의) 적기이며 어쩌면 유일한 시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초점은 가능한 한 신속히 휴전하고 궁극적인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지금 당장 살인을 멈추고 세계를 평화로 이끄는 것이 미국·유럽·우크라이나·러시아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도 "만약 우리가 현명하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주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속도전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기 종전보다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신속한 평화를 원하지만 약한 합의는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체결된 민스크 1·2협정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재침공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서도, 안전 보장이 없는 휴전을 의미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정상은 전쟁을 야기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한 인식에서 완전히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를 옹호하는 걸 반박하듯 기자회견에서 "침략자는 러시아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못 박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유럽 평화유지군 파병 구상도 전했다.
그는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유럽은 안보 보장을 제공할 준비와 의사가 있으며 여기에는 군대가 포함될 수 있다"면서 "그들(평화유지군)은 평화가 존중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평화유지군 파병 계획에 대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평화유지군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입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그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에게 그 질문을 했는데, 그는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평화유지군에 미군이 기여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평화유지군에 미국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며 "미국의 참여 여부와 기여 방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두 정상이 확실하게 의견을 함께한 대목은 유럽의 방위비 지출 확대였다.
유럽이 지금보다 더 많은 경제적·군사적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를 위해 유럽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특히 미국이 짊어져온 안보 부담을 더욱 공정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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