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맹이면 10억달러는 투자해야지”…한국 기업에 으름장 놓은 미국 무역수장

민간사절단, 美상무장관 접견
SK·삼성·현대차·한화등 참석
러트닉, 대미투자 하한선 적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EPA=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민간 경제사절단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미국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23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러트닉 장관은 ‘대미 통상 민간 아웃리치’ 활동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한국 경제사절단과 회동하고 한미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사절단은 대한상공회의소 주도로 구성됐으며 최 회장 외에 삼성·현대차·LG·한화그룹 등에서 1인씩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재계 인사들에게 대미 투자를 독려하며 구체적으로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의 기준선을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의 언급은 미국에서 기업이 투자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는 최소 규모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 우선주의 투자 정책’ 각서에 서명하며 전략 산업에서 동맹국들의 대미 투자를 장려했다.

이 각서를 통해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패스트트랙 절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10억달러가 넘는 대미 투자에 대한 환경평가를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투자 정책 각서가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10억달러를 강조한 러트닉 장관의 작품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은 탄핵 정국으로 답보 상태였던 대미 외교에 활로를 찾았다는 의미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관세 부과 압박과 대미 투자를 동시에 요구하는 ‘속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한편 정부에서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르면 금주 미국으로 건너가 러트닉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안 장관은 미국 측에 철강 관세와 상호주의 관세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대미 투자 기업에 미국이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약속한 보조금 혜택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염려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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