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그 자연이…’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
“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말하기가 항상 꺼려진다”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홍상수 감독. 사진 ㅣ연합뉴스(촬영 김계연)
‘만삭’ 김민희와 동반 출국했던 홍상수 감독이 제75회 베를린영화제 행사에 홀로 참석했다.


20일 오후(현지시각) 진행된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프리미어 및 기자간담회에는 홍상수 감독 홀로 포토타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초청된 배우 하성국 권해효 조윤희 강소이도 함께였으나 제작실장으로 참여한 김민희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 19일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함께 베를린으로 출국하는 모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포착된 바 있다.


홍상수 감독은 이날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베를린영화제 기자회견에서 “내가 ‘주어진 것’으로 부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때 주어진 것은 이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이라며 배우 강소이로부터 부모가 시골에서 닭을 직접 키우고 산다는 얘기를 듣고 이 영화를 찍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에 초점을 맞춘 이유를 묻자 “나는 메시지 형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까 이 재료를 써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 봄 아이를 출산하는 홍상수 김민희. 사진 ㅣ연합뉴스
홍 감독은 또 “영화의 모든 디테일은 어떤 면에서 내가 의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하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는 아니다”라며 “나는 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말하기가 항상 꺼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입장과 고정관념, 비언어적 표현이 한데 섞여 있다.

(관객이) 서로 다른 요소를 골라내 감상하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상수 33번째 장편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한 장면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삼십 대 시인 동화가 그의 연인 준희에 집에 우연히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33번째 장편 영화인 이 작품으로 6년 연속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다.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올해 상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앞서 홍상수 감독은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베를린 무대에 입성한 후 총 12편의 작품을 이 영화제에서 상영했다.

2020년부터는 6년 연속 초청됐고 ‘밤의 해변에서 혼자’(김민희 여우주연상), ‘도망친 여자’(감독상), ‘인트로덕션’(각본상), ‘소설가의 영화’·‘여행자의 필요’(심사위원대상)로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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