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BYD와 나란히 앉아
반도체 업계 대표해 발언도
중국 반도체 산업 주도하는
칭화대 무선전자학 85학번
2007년 웨이얼반도체 설립
세계 3대 CIS공급사로 성장
“中기술 해외 경쟁사 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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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설계 업체인 웨이얼반도체의 창업자 위런룽 회장(가운데)이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민간 기업 심포지엄에서 레이쥔 샤오미 회장(오른쪽)과 왕촨푸 BYD 회장 사이에 앉아 반도체 업계를 대표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일 6년여 만에 민간 기업과 심포지엄(좌담회)을 연 가운데, 이날 반도체 업계 대표로 유일하게 참석한 웨이얼반도체 창업자 위런룽 회장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위 회장이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 회장, BYD 창업자 왕촨푸 회장과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서류를 손에 들고 발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 등과 함께 이날 연설한 6명의 기업인 중 하나였다.
민간 기업 심포지엄에서는 좌석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
2018년 11월 심포지엄 당시 2~3열에 앉았던 레이 회장과 왕 회장은 이번에 모두 1열에 착석했다.
그만큼 미래 산업에서 첨단기술이 중요해졌고, 이 과정에서 샤오미와 BYD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에 반도체 업계를 대표해 자리한 인물이 위 회장이다.
중국 지도부가 반도체 산업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가 공개된 뒤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웨이얼반도체의 주가는 일일 상한선인 10%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위 회장에 대한 중국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지무신문은 우 회장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점에 대해 “우 회장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매우 낯설게 느낄 수 있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소개했다.
1966년생인 위 회장은 저장성 닝보 출신으로 칭화대 무선전자학과 85학번이다.
중국 내에서 칭화대 무선전자학과 85학번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전설적인 학번으로 통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떠받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85학번에는 위 회장을 비롯해 과거 중국 ‘반도체 굴기’의 기수 역할을 하던 자오웨이궈 전 칭화유니그룹 회장, 팹리스업체 기가디바이스의 주이밍 회장, 반도체 부품사 맥스센드의 펑천후이 회장, 이미지센서 공급업체 갤럭시코어의 자오리신 회장 등이 있다.
위 회장은 대학 졸업 후 랑차오그룹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한 뒤 베이징화칭싱창과학기술무역유한공사 이사장, 베이징 징홍즈 과학기술유한공사 집행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러다 2007년 집적 회로용 반도체 설 회사인 웨이얼반도체를 설립했다.
이후 2019년에는 미국의 CMOS(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 이미지센서(CIS) 개발사인 옴니비전 테크놀러지스를 22억달러(약 3조1600억원)에 인수했다.
그 결과 웨이얼반도체는 소니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CIS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회사의 가파른 성장세에 위 회장은 중국 최고의 반도체 갑부 반열에도 올랐다.
2021년 기준 위 회장의 재산은 123억달러(약 17조6000억원)로 집계됐다.
현재 웨이얼반도체의 시가총액은 1853억위안(약 36조6000억원)에 달한다.
또 위 회장은 ‘은둔형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지난해 9월 관영 언론인 증권시보와 인터뷰를 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당시 위 회장은 “과거에는 외국 경쟁사에 뒤처졌지만 이제는 그들에 근접했거나 능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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