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물량과 속도로 경제·외교안보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주 요르단 국왕,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어서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지정학에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그의 행보에 발맞춰 J D 밴스 부통령은 서유럽으로 출격해 유럽 동맹을 상대로 미국이 추구하는 경제·외교안보 관련 핵심 이익을 설파한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은 취임 후 가장 분주한 외교안보 일정을 소화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가자지구 소유권을 획득해 재개발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혀 중동 국가들을 혼돈에 빠뜨렸다.
이에 따라 11일 워싱턴DC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진행할 예정인 정상회담은 가자지구 구상을 실제 이행할지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요르단은 미국이 가자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킬 핵심 후보국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22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아랍연맹은 팔레스타인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랍정상회의를 오는 27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빠르게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해법도 이번주 윤곽을 드러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주 중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후속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은 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전했다.
이어 자신에게 전쟁을 종식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며 인터뷰에 배석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이 회의(푸틴과의 정상회담)를 추진하자"고 말했다.
관세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지출 확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받아온 서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출격하는 밴스 부통령과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그는 10~11일 프랑스 'AI정상회의'와 14~16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구하는 미국의 핵심 이익들을 설파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발 딥시크 혁신 충격 속에서 밴스 부통령이 미국이 주도하는 AI 리더십 질서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독일 뮌헨안보회의 자리에서 나토의 방위비 지출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압도적 물량과 속도로 내놓고 있는 행정명령들이 연방법원에 의해 줄줄이 발목을 잡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연방법원들은 지금까지 연방정부 지원금·대출 중단, 출생시민권 폐지, 미 국제개발처(USAID) 지원 중단, 정부효율부(DOGE)의 재무부 데이터 접근 금지 등 행정명령 4건의 효력을 중지시켰다.
법 개정 없이 대통령 행정명령만으로 이들 조치를 취하기에는 월권 논란이 있고 피신청인 측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염려된다는 취지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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