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생산할 새 모델 이미지 공개
“中 저가공세에 가격인하가 유일 해법”

폭스바겐이 공개한 신형 전기차 이미지. 폭스바겐 홈페이지 화면 캡처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중국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맞서 2만유로(약 3000만원)짜리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향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7년 생산에 들어갈 신형 전기차 모델 ‘ID.1’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앞으로 소형 전기차 생산 거점이 될 볼프스부르크 공장에 새로운 생산 공정을 도입해 ‘ID.1’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D.1’은 전기 해치백 모델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저렴하면서도 고품질의 수익성 있는 새 전기차는 유럽을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사용자 그룹에게 매력적인 보급형 전기차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형 전기차는 우리 브랜드의 분명한 목표인 전기차를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은 새 모델을 앞세워 지난해 영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미국 테슬라를 추월한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와 정면승부를 벌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의 비영리 자동차단체 ‘일렉트릭 베히클 UK’의 댄 시저는 “이 중요한 시기에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저렴한 전기차”라며 “ID.1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인 쿠엔틴 윌슨도 “(폭스바겐의 신차가) 중국 전기차 킬러(killer)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버밍엄대 비즈니스스쿨의 데이비드 베일리 교수는 “보다 빠른 보급을 위해 BEV(배터리 전기자동차)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의 자동차산업이 중국의 전기차 공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최근 전기차의 저가 공세와 더불어 유럽 내 전기차 수요 부진과 높은 국내 생산 비용으로 고전해왔다.


일부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전역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 줄어든 300만대에 그쳤다.

특히 독일에서 지난해 1~11월 판매된 전기차는 26% 감소한 34만7048대로 파악됐다.


지난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부 독일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가 노조 파업을 겪으며 협상으로 수개월을 보낸 폭스바겐은 결국 공장 폐쇄를 하지 않는 대신 2030년까지 3만5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고 연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왔다.

그러나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중국에 생산시설을 둔 유럽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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