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 도장 찍더니, 다시 손잡나”…트럼프 맞서 뭉치는 영국·EU

브렉시트 이후 EU 정상회의 첫 참석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오른쪽)가 2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왼쪽) 독일 총리를 자신의 별장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방위비 인상과 관세 부과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뭉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EU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시내에서 60㎞쯤 떨어진 버킹엄셔주 에일즈베리 소재 총리 별장 체커스에 숄츠 총리를 초청해 정상회담을 했다.


스타머 총리는 방위·에너지·무역 분야에서 EU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7개월 전 총리로 취임했을 때 양국(영국·독일)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었다”면서 “숄츠 총리의 리더십 덕분에 우리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불편해진 영국과 EU 간 관계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영국의 EU 재가입 추진 가능성은 배제했다.


숄츠 총리는 “이번 회동은 양국, 그리고 두 정상이 아주 좋은 관계임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EU와 영국 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아주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원조를 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숄츠 총리는 미국과 유럽이 모두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이 유럽 전역의 방위산업 육성과 생산량 증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데도 동감했다고 영국 총리실은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과 EU가 힘을 합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욕을 저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고, 러시아에 방산 부품 등을 납품하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가 향후 푸틴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 ‘힘을 통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반드시 강한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방 부문 관련 EU 비공식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정상이 EU 회의에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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