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많이 찍은 동네가 어디더라”…공화당 텃밭 콕 집어 보복한 캐나다

동맹부터 겨눈 관세전쟁

관세철회 조건 묻는 질문에
트럼프 “무역균형부터 맞춰야”

일각선 “美 관세는 일시적”

기자들과 문답하는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중국에 관세를 전면적으로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관세를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관세전쟁이 한층 격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등 ‘자해적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관세 부과 강행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통이 따르더라도 이를 감내해야만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완성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관세 부과를 정당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EU에 대해 “(미국이) 3500억달러 적자다.

그래서 분명히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를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영국(의 무역 균형)도 지켜볼 것이다.

영국도 선을 넘었지만, EU는 진짜 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 농산물을 가져가지 않는다.

그들은 거의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는다”며 “(영국의 경우) 나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EU는 그렇지 않다.

그들이 저지른 일은 ‘잔혹(atrocity)’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번 관세 조치에 대해 “일부 고통이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아마도 그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지불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의 황금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관세의) 결과는 ‘엄청날 것(spectacular)’”이라고 말했다.


반면 관세 부과 타깃이 된 캐나다는 꿀·토마토·위스키·냉장고·변기 등 미국산 제품에 4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맞불을 놓았다.

관세 대상 품목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본진’으로 꼽히는 플로리다 오렌지와 전통적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테네시 위스키, 켄터키 땅콩 등이 포함됐다.

미국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핵심 텃밭으로 꼽히는 곳들과 상당 부분 겹친다.


‘강대강’ 대치로 트럼프 관세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심은 관세전쟁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에 모아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통상전쟁”이라고 비판할 정도로 관세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타격은 심할 수밖에 없어 절충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 철회 조건으로 ‘무역 균형’을 먼저 꼽았다.

관세 철회 조건을 묻는 기자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무역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 첫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불법이민자)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해야 하고, 펜타닐을 막아야 한다”며 “여기에는 중국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무역 불균형 해소, 불법이민 차단, 마약 단속 등에서 어느 정도 개선 신호가 나타난 후에 관세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경제적 피해와 마약 펜타닐 유입 억제라는 조건 등을 고려할 때 관세 부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전쟁은 일단 개시되겠지만 무역 불균형 해소, 불법이민 차단, 마약 단속 등을 놓고 미국과 관세 부과 대상국들이 결국에는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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