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방위비 인상과 관세 부과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뭉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사진)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나 EU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거듭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시내에서 60㎞쯤 떨어진 버킹엄셔주 에일즈베리 소재 총리 별장 체커스에 숄츠 총리를 초청해 정상회담을 했다.
스타머 총리는 방위·에너지·무역 분야에서 EU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영국의 EU 재가입 추진 가능성은 배제했다.
숄츠 총리는 "이번 회동은 양국, 그리고 두 정상이 아주 좋은 관계임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EU와 영국 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아주 좋은 계기이기도 하다"고 화답했다.
스타머 총리는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방 관련 EU 비공식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정상이 EU 회의에 초청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U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EU 상반기 순회의장국인 폴란드의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정상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완전히 불필요하고 바보 같은 관세전쟁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무역 측면에서 공격당한다면 유럽은 진정한 강대국으로서 스스로 일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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