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서 ‘아메리카 퍼스트’ 강조
경제·이민·에너지 분야 행정명령
관세 등 수입 징수할 대외수입청
그린뉴딜·전기차 의무화도 폐기
남부 국경·에너지 비상사태 선포
멕시코만 ‘미국만’으로 명칭도 변경
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할 행정명령을 거론하며 무역시스템을 즉각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미국 국민에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외국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 국민을 부유하게 하겠다는 인식이다.
그는 미국이 더 이상 외국에 이용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집권기간 중 언제나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가장 앞 순위에 두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통령 취임 연설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황금기가 이제 시작된다”며 “우리는 번영하고 전 세계에서 다시 존경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매일 매일을 오직 ‘미국 우선(America first)’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취임 첫날 실행에 옮길 행정명령을 언급하며 ‘무역 시스템의 개편’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 노동자와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시스템 개편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 우리 국민에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를 부과하고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관세와 수입을 징수하기 위해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설치하고 있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금액이 우리 국고에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방정부의 역량과 효율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 행정부는 정부효율부(DOGE)를 신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그린 뉴딜’을 끝내고 전기자동차 의무화를 철회해 자동차 산업을 살릴 것”이라며 “여러분은 원하는 차를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몇년 전만 해도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로 미국에서 다시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보호청(EPA)이 수립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백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부 국경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도 말했다.
불법이민 문제에 대응하고, 천연가스 등 미국 에너지 생산을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그는 “첫번째로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을 즉시 중단하고, 수백만명의 범죄자들을 그들이 온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멕시코 잔류(Remain in Mexico·망명 신청자들의 멕시코 체류 정책)’를 복원하고, ‘캐치 앤 릴리즈(Catch and release·불법이민자 법원출석 동의시 석방 제도)’ 제도를 끝내겠다”며 “미국에 대한 재앙적 침략을 물리치기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늘 서명한 명령에 따라 (마약 등 범죄) 카르텔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외국인 범죄조직과 네트워크를 제거하기 위해 연방·주 법집행기관이 막강한 권한을 사용하도록 정부에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오늘 나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도 선포할 것”이라며 “우리는 화석연료를 시추하고 다시 한번 제조업 국가가 될 것이다.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전략 비축유를 다시 채우고, 미국산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부유한 나라가 될 것이고, 발 밑에 있는 ‘액체 금(liquid gold·화석연료를 의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고 알래스카에서 가장 높은 산인 데날리 산의 명칭도 제25대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의 이름을 따 ‘매킨리 산(Mount McKinley)’으로 되돌리겠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킨리 대통령은 관세로 미국을 매우 부유하게 만들었다.
타고난 사업가였고 파나마 운하 (건설) 등 테디 루즈벨트의 업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나마 운하를 거론하며 “미국 선박은 어떤 방식, 어떤 형태로든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에 넘겨주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운영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힘을 실어주듯 화성 탐사에 대한 지원 의지도 밝혔다.
그는 “화성에 성조기를 심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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