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또 동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는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1년물·5년물 LPR을 각각 3.1%, 3.6%로 유지한다고 20일 발표했다.

LPR은 18개 지정 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 동향을 취합해 산출한다.

1년물은 일반대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현지 금융기관들이 이를 기준으로 삼아 대출을 내주고 있어 사실상 기준금리로 볼 수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해 2월 5년물 LPR을 3.95%로 인하한 뒤 같은 해 7월 1년물·5년물을 동시에 0.1%포인트씩 내렸다.

3개월 뒤인 그해 10월 1년물·5년물 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춘 이후 3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이날 결정은 최근 위안화 약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역외 위안화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이후 3% 이상 하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강경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 침체 우려까지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다만 중국 지도부가 올해 통화정책 기조를 '적절한 완화'로 설정한 만큼 추후에는 금리 인하를 포함해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달 9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는 2011년 이후 '온건' 기조를 유지해온 통화정책을 14년 만에 '적정 완화'로 전환했다.

올해 들어 소비 촉진과 내수 진작을 위해 시중에 돈을 더 풀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12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적시에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과 기준금리를 낮춰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준율은 은행이 유치한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비율을 말한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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