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0 개막 ◆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족벌주의'라는 비판에도 가족을 다시 한번 정치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8년 전 백악관 첫 입성 때와는 '가족 정치' 내용이 완전히 달라져 눈길을 끌고 있다.

가장 크게 바뀐 점은 트럼프 1기 행정부 핵심 인물이었던 장녀 이방카 트럼프(43)가 완전히 정치 뒷선으로 물러난 반면 장남 트럼프 주니어(46)가 핵심 실세로 부상하는 등 세 아들의 입지가 더 강화된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다섯 자녀들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진 점에 주목하며 변동 사항을 면밀히 소개했다.


2016년 트럼프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이방카의 입지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방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남편인 제라드 쿠슈너와 함께 백악관 선임보좌관으로 일했다.

그러나 2020년 트럼프가 재선에서 패배한 후 이방카는 정계에서 물러나 플로리다 자택에서 가족과 머무르고 있다.

이번 대선기간에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14일 공개된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정치는 매우 어둡고 부정적인 사업이고 나는 정치가 싫다"며 "어떤 사람들은 그 세계의 검투사적인 측면과 싸움을 사랑하지만 난 그런 사람이 못 된다"고 밝혔다.


이방카가 후퇴한 것과 대조적으로 세 아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2016년과 2020년 대선운동에도 참여했던 트럼프 주니어의 영향력은 이번에 더욱 높아졌다.

그는 친구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아버지의 '러닝메이트'로 직접 추천했다.

대선 승리 이후에는 트럼프 정권 인수팀 핵심 막후 세력으로 인선에 개입해왔다.


지난 7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매입 발언으로 논란이 된 그린란드를 개인 전용기를 이용해 방문했다.

그는 팟캐스트 영상 촬영과 관광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당시 길거리에서 모집한 노숙인 15여 명을 동원해 오찬 행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참석자들은 '미국을 더욱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트럼프 주니어는 백악관에 직접 입성하지는 않을 예정이지만 향후 입김은 막강할 것으로 보인다.


차남 에릭(40)은 형과 함께 인수팀 공동 명예회장을 맡으며 아버지의 정치 활동을 돕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족사업 운영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에릭의 아내인 라라 트럼프는 지난해 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으로 발탁돼 공화당의 금고 열쇠를 맡았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자리를 노렸지만 지난달 21일 상원의원 후보 지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취임할 당시 축구를 좋아하는 10세 소년이었던 막내아들 배런은 이제 190㎝에 육박하는 장신인 아버지의 키를 훌쩍 넘는 206㎝ 거구의 18세 청년으로 성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10·20대 남성 유권자 공략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언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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