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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
오는 6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5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지켜온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만년 2등으로 여겨온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베팅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여년간 독차지했던 메모리 왕좌를 지킬 묘안을 가지고 있을까.
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1.1%로 1위는 유지했다.
그러나 HBM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기 전인 2022년 말의 45.1% 대비 다소 하락했다.
같은 기간 2위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점유율은 27.7%에서 34.4%까지 치고 올라왔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한 HBM 선전에 힘입어서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큰 손’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대기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대조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이 초기일 때만해도
SK하이닉스 내부에서조차 3~4개월 후면
삼성전자에 따라 잡힐 수 있는 기술력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후
삼성전자와 HBM 기술력 차이는 더 벌어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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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 HBM3E에 남긴 사인. [사진출처 =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 SNS] |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기론을 돌파할 카드로 ‘메모리 초격차’를 꺼내들었다.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메모리 1등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인적쇄신이 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강화하고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새롭게 맡는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7년 만에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기로 했다.
옛 미래전략실 출신인 김용관 사장도 DS부문에 신설된 경영전략담당을 맡아 기술 경쟁력 복원에 필요한 투자 등의 전략을 조율·지원한다.
삼성전자는 HBM 5세대인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과 관련해 직접 밝히기도 했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 측은 “주요 고객사 퀄(품질 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6세대인 HBM4 개발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하는 등 차세대 HBM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특히 맞춤형(커스텀) HBM인 HBM4(6세대)부터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와의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설계·메모리·파운드리를 모두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 특성을 앞세워 턴키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HBM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 사업이 50주년을 맞이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HBM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보이는 수장 교체나 기술 개발 등의 모습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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