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 中 반발에도 순방
美 하와이·괌 경유하고 태평양도서국으로
“전쟁 방지하려면 함께 싸워야 한다”
|
해외 순방 중 하와이를 경유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AFP 연합뉴스> |
해외 순방에 나선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미국 하와이에서 환대받았다.
2일(현지시간) 타이베이타임스·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라이 총통이 하와이를 방문하며 대만·미국 협력 토대를 다졌다.
잉그리드 라슨 미국재대만협회(AIT) 집행이사와 위다레이 주미 대만대표가 기내에서 영접했으며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가 공항에서 라이 총통을 맞았다.
호놀룰루 공항에는 레드카펫이 깔려 눈길을 끌었다.
대만 지도자가 미국에서 레드카펫 예우를 받은 것은 라이 총통이 처음이다.
라이 총통이 해외 순방에 나서며 미국 하와이·괌을 경유하는 것을 놓고 중국 정부가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이 환대에 나선 셈이다.
라이 총통은 하와이 연설에서 “평화는 값을 매길 수 없고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우리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 민주주의는 국제사회에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력 도발을 이어가는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 총통은 미국이 해외 순방을 지원해줬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 감사하다”며 “대만·미국의 오랜 우정을 상징하며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대만 공식 교류에 단호히 반대하며 대만 지도자가 어떤 명목·이유로든 미국을 쏘다니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독립·분열 분자를 지지·종용하는 것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라이 총통은 친미·독립 성향 민주진보당 소속이다.
|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의 해상 방어선인 제1·2 도련선. |
대만 내부에선 라이 총통의 행보에 ‘중국 해양굴기’를 저지하려는 목적이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쑤즈윈 대만국방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순방 일정이 중국 해군 작전 반경을 의미하는 제1~3도련선과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도련선(島鏈線·Island chain)은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을 그려낸 가상의 선이다.
제1도련선은 대만 동쪽과 일본 쿠릴열도, 필리핀 서쪽, 믈라카 해협을 이어놓은 선이다.
제2도련선은 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 등을 이은 선이다.
제3도련선은 하와이·뉴질랜드·알류샨열도를 연결한 선이다.
쑤즈윈 연구위원은 “대만을 비롯해 괌·팔라우·하와이는 제1~3도련선에서 중국 해군의 확장을 막는 중요 방어선”이라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