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국 거라고 못 우길 걸?”...전통 장 담그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눈앞

한식진흥원부터 샘표까지
등재 기원 특강·행사 진행

튀르키예 한식 요리 경연대회 참가자들. <한식진흥원>
오는 12월 ‘한국의 장(醬)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되는 가운데 한식진흥원과 샘표 등 식품 관련 업체들이 장 담그기 문화를 응원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29일 한식진흥원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산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올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한식진흥원은 지난 10월 서울 삼청각에서 한국의 장 문화를 조명하고, 한식의 확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24 한식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을 주제로 한 발표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글로벌 미식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는 ‘오래된 미래: 한국의 장’을 주제로 발표하며, 전통 장을 현대적인 요리로 재해석하는 자신의 철학과 함께 한식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행사장에는 전국 7개 종가의 된장, 간장, 고추장 등 14종의 장류를 경험할 수 있는 ‘장 체험존’이 마련돼 성황을 이뤘다.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2024 한식 워크숍’에서는 세계 각국의 미식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국의 장 문화와 식재료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2024 한식 컨퍼런스 장 체험존. <한식진흥원>
또한 매년 재외공관과 협업해 한식요리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전통 장을 주제로,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 태국, 호주, 영국, 아랍에미리트 등 총 13개 재외공관에서 경연대회를 진행했다.


매 대회마다 참가자들은 현지 식재료와 요리를 한국의 장과 접목해 현지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도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였다.

실제로, 된장을 활용한 생선 요리, 고추장을 가미한 서양식 튀김 요리 등이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한국 장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서울 북촌에 위치한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주제로 한 상설 전시 ‘기다림이 빚은 맛의 향연, 장’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는 △한식 장의 근원 △시간을 품은 오랜 레시피 △한국인의 밥상 △숨 쉬는 그릇, 옹기 등 7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무료 쌈장 만들기와 고추장 아이스크림 체험 등 이색적인 장 문화 체험이 가능한 ‘장 페스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9월에는 ‘한식의 원천, 발효음식 장 그리고 장 담그기 문화’를 주제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과정과 옹기가 발효 음식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는 심도 깊은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또한 8월에는 ‘한식의 완성, K-소스’를 주제로 전통 장의 해외 진출 전략과 수출 활성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샘표의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등재 기원 특강. <샘표>
식품기업 샘표도 지난 28일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뜻에서 ‘장(醬),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특강을 진행했다.

이 특강은 도시에서 장 담그는 법을 시연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장과 여러 식재료의 조합을 맛볼 기회까지 제공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날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장 담그기 문화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교수는 “장은 신라 왕실의 폐백 음식으로 쓰였을 정도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자 채소 음식과 발효 음식이 발달한 한국 식문화의 정수”라며 “장 담그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한국 식문화의 정체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은 장 담그기의 과학적 원리와 도시 생활에 맞춘 장 만들기 방법을 소개하고 시연에 나섰다.

또한 최정윤 우리맛연구중심 헤드셰프는 ‘세계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장’을 주제로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최 셰프는 “최근 다녀온 뉴욕에서도 우리맛의 중심인 장이 현지인들과 셰프 사이에서도 주목받는 식재료라는 것을 느꼈다”며 “한식이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외식업·농업·유통 등 다양한 산업들과 연계해 함께 성장하는 벨류체인 형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이달 5일,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의 심사를 통해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12월 2~7일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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