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장사-18] 한복은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소재 가운데 하나다.

K-컬처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외국인들에게 한복은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에서는 한복을 입을 기회가 많지 않다.

결혼식 같은 특별한 행사나 고궁 나들이 할 때 친구들과 재미로 입는 정도가 전부다.


취미로 만난 한복이 생업이 되다
전통 복식인 한복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 있다.

주인공은 강원도 강릉에 있는 한복집 ‘황금단&로얄튼’. 이곳은 부부 사업가인 이승규(43)·최수진 대표(39)가 운영하고 있다.

한복 사업을 먼저 시작한 사람은 남편인 이승규 대표다.


강원도 강릉에서 한복집 황금단&로얄튼을 운영하는 이승규·최수진 부부 가족. <부자비즈>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하면서 10년 넘게 연구원 생활을 했던 그는 취미로 옷을 만들었는데, 연구원 생활의 지루함을 잊게 만들 만큼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내 최수진 대표는 원래 패션이나 전통문양, 전통복식에 관심이 많고 감각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사지샵을 운영하다가 남편의 권유로 한복을 연구하게 됐다.

최 대표는 한복을 연구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뒤로는 서울 종로에서 살다시피 했다.

한복을 공부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 디자이너들과 소통하면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육아와 한복 공부를 병행하려니 정말 힘들었다”는 그는 취미가 창업으로 이어져 급기야 2015년 개업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정장집으로 시작했는데 이후에 한복까지 더해 현재는 한복과 정장을 함께 맞춤형으로 대여 및 판매하는 매장이 됐다.


황금단&로얄튼 내부. <부자비즈>
황금단&로얄튼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한복을 입고 무료로 네컷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곳의 대여와 맞춤 비율은 9대 1 가량으로 대여가 압도적으로 많다.

주된 고객층은 결혼을 앞둔 신혼 부부 및 가족들이다.

새 출발을 앞둔 신랑과 신부는 사랑으로 맺어진 인연이지만, 그들의 가족들은 한복을 맞추러 와도 서먹서먹함을 느낄 때가 많다.

이럴 때 한복을 입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네컷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새 오래된 식구처럼 여겨진다고 한다.

사돈끼리 나이도 잊고 친구가 되면서 벽을 허물고 진짜 한가족이 된다는 후문이다.


강원도 강릉의 한복집 황금단&로얄튼 내부. <부자비즈>
‘네컷 사진’·‘포토 키오스크’가 한복집을 핫플로
결혼은 축복할 일이지만 결혼 준비 과정은 서로 다른 가족이 만나서 하나가 되기 때문에 의견을 조율해야 할 일이 많다.

자연히 갈등이 생길 일도 많을 수 있는데, 일상에서 겪어 보지 못하던 긴장되는 일이다 보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양가 가족이 예쁘게 한복을 입고 네 컷 사진을 찍다 보면 결혼 준비의 수고를 덜 수 있고 결혼 준비 과정이 즐거운 추억과 경험으로 승화된다.


이승규·최수진 대표는 행복해하는 고객들을 보면서 네 컷 사진기를 도입한 전략이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복 네컷 사진이 알려지면서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한복에 새로운 경험을 추가한 일등공신은 포토 키오스크이다.

이승규·최수진 대표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에 참여해 경험 마케팅과 스마트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지원을 받았는데, 그 포인트가 포토 키오스크 도입이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지원을 했는데 아쉽게도 떨어졌다.

올해는 사업 지원대상자로 선정이 되어서 뛸 듯이 기뻤다고 한다.

용기를 잃지 않고 일 년 동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는 것. 부부는 단순한 한복 맞춤 대여가 아니라 오프라인의 경험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중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는 포토 키오스크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


황금단&로얄튼에 설치된 포토 키오스크. <부자비즈>
황금단&로얄튼은 강릉시 홍제동 강릉IC 부근 외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규모에 비해서는 임대료가 저렴한 편이다.

대신 IC 부근이라 외지 손님들도 많이 찾아와 강릉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2층 건물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데 1층은 한복 매장으로, 2층은 정장 매장으로 꾸몄다.


이곳으로 옮긴 것은 2021년 코로나 사태가 한창일 때였다.

출발은 2020년 강릉역 인근 웨딩샵에서 20평 규모 숍인숍으로 작게 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심해지고 웨딩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탈출구가 필요했다.

요즘은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서 정보를 검색하고 매장을 찾기 때문에 때문에 과감하게 시내를 떠나서 외진 곳으로 이전했다.


최수진 황금단&로얄튼 대표. <부자비즈>
과거 한복집을 숍인숍으로 운영할 때는 매출 편차가 심했다.

하지만 독립 매장으로 이전한 뒤로는 비록 상권이나 입지는 나빠졌지만 편리한 주차공간과 널찍한 매장, 쾌적한 인테리어를 갖춘 덕분에 매출도 크게 오르고 매장 운영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쾌적하고 넓은 매장의 강점을 살린 색다른 추억과 경험을 제공하는 방법이 없을까”라고 고민하던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포토 키오스크 도입이었다.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스마트 기술
강릉은 인구가 20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상권이 협소하다보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하지만 요즘은 제주도로 웨딩 사진을 찍으러 가지 않고 강릉으로 웨딩 사진을 찍으러 오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 생활 인구는 3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수요를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전략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포토 키오스크의 도입처럼 오프라인의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진출을 강화하는 것이다.

온라인 대여 통한 이용료는 10만원에서 4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은 단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오프라인 사업의 강점인 경험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매장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그렇게 얻은 부가가치는 체험과 경험을 강화하는데 투자하는 게 좋다.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면 온라인 진출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데 유리하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경영, 오프라인 경험 강화를 통한 브랜드 파워 강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매출 증대 , 여기에 인공지능이나 소프트웨어, IT도구를 활용해 디지털역량까지 강화한다면 소상공인의 디지털전환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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