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포근”…기상청 기상 전망 달라져
반짝 추위 때만 매출 반짝 증가…유통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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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 백화점 패딩 매장.[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
직장인 A씨는 최근 해외여행 중 몽클레르 패딩을 200만원 주고 샀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란 기상청 예보를 들었던 터라 큰맘 먹고 명품 패딩을 장만했다.
이후 A씨는 이번 겨울 새로 산 패딩 개시를 기대했지만 아직 장롱 속에 넣어두고 있다.
늦가을 같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패딩을 입고 나가기가 부담스러워서다.
B씨는 지난 주말 아울렛에서 겨울에 입을 다운 패딩 쇼핑에 나섰다가 가격이 좀 더 저렴한 초겨울 점퍼를 샀다.
최근 날씨 정보를 보니 당초 예상과 달리 평년보다 포근한 겨울이 될 것이란 기상청 예보를 접해서다.
25일 유통가에 따르면 입동이 지났음에도 낮에는 늦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아울렛 등에서 준비한 겨울옷 판매가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지금 같으면 대기가 길어 바로 들어가지 못하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 몽클레르도 대부분 시간 때에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다.
대기가 있어도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만 해도 바로 입장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른 백화점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겨울 시즌 패딩 상품을 많이 내놓는 아웃도어 매장도 한선 하긴 마찬가지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은 겨울 시즌 상품 대상으로 연중 최대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상품 소진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
삼성물산,
LF가 운영하는 패션 부문 쇼핑몰은 이월상품 등에 대해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폭탄 세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상품 매진은 극히 일부고 상당수는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할인폭은 코오롱FnC는 40%+20%(10%),
삼성물산은 최대 91%,
LF는 일부 상품이지만 올 겨울 시즌 신상품에 대해서도 40% 할인해 판매 중이다.
수원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겨울 옷 매출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지난해에 비해 역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날씨가 반짝 추워질 때는 그나마 겨울 시즌 상품 매출이 말 그대로 반짝 오른다”며 날씨가 추워지질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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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3개월 기상 전망. 파란색(평균기온 확률 낮음), 회색(비슷), 빨간색(높음).[사진 제공 =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
올 겨울 날씨 예보는 유통가 바람과 달리 반대로 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22일 발표한 ‘3개월 기상 전망’에서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기온이 평년기온과 비슷하거나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당초 10월말 발표한 강한 추위가 예상된다는 것과 다른 전망이다.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월별로 기상 전망을 보면 12월 기온은 평년기온과 비슷할 확률이 50%, 평년기온을 웃돌 확률은 20%, 평년기온을 밑돌 확률은 30%로 제시됐다.
내년 1월의 경우 평년기온을 웃돌 가능성이 30%였으며, 2월은 평년기온보다 높을 확률이 50%나 됐다.
기상청은 올 겨울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게 하는 요소로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점, 그리고 티베트의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남쪽에서 온화한 바람이 자주 불어올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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