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국 피자헛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가맹점주들이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패소해 200억원이 넘는 배상금을 돌려주게 됐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구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 피자헛이 가맹점 배상 문제로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서울회생법원은 한국피자헛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자율 구조 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어제(5일) 밝혔습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 개시 여부를 일정기간 보류하는 동안 기업이 채권단과 자율 협상을 진행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은 "한국피자헛은 최근 소송 결과에 따른 강제집행 문제를 원만히 합의하고자 ARS 프로그램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서울회생법원은 회사가 자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자산과 채권을 동결하는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피자헛 자산을 채권자가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도록 모든 채권을 동결한 겁니다.
앞서 한국피자헛 가맹점주 90여 명은 지난 2020년 본사가 점주들과 합의 없이 원부자재에 마진을 붙여 판 것은 부당이득이라며 이를 돌려받기 위한 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점주들의 손을 들어주며 피자헛에 210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습니다.
한국피자헛은 "2심 이후 일부 원고 측의 강제집행으로 인해 계좌가 동결됐다"며 "이번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은 회사 계좌 동결 조치를 해제해 현금 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회생 신청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근본적인 비즈니스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전국의 피자헛 매장은 정상 영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한국피자헛은 배상금 200억원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재정적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한국피자헛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0배 이상 증가한 45억원에 육박했습니다.
가맹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297개로 2년 만에 40개 넘게 줄어드는 등 외연 확장에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고물가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한국 피자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실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값이 비싼 프랜차이즈 피자 대신 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조각 피자를 사 먹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한국 피자헛이 경영난과 함께 찾아온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원조 한국 피자 프랜차이즈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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