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조선인+일본인 183명 희생
아직까지 日정부 공식 조사 없어
사건 규명 및 희생자 유해 수습 아직
시민단체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체 조사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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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서 한국인 유족이 슬퍼하며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쥐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
일제강점기때 수몰사고로 조선인 136명이 목숨을 앗아간 조세이 해저 탄광의 유골 발굴 조사에 맞춰 한일 유족들이 참가한 추모 집회가 열렸다.
유족들과 시민단체는 매년 추모식을 열고 희생자들을 기리고 있으며, 2013년에는 한국과 일본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우베시에 세워지기도 했다.
27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현지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水非常)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은 야마구치현 해저 탄광인 조세이 탄광 갱도 입구에서 한국과 일본 유족 18명을 초청해 추모 집회를 개최했다.
모임은 조사 계획을 설명하고 갱구 앞에 제단을 마련해 희생자를 애도했다.
초등학생때 부친을 잃었다는 한국인 유족 전석호(92)씨는 “아버지 제가 왔습니다”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세이 탄광 참사는 1942년 2월 3일 우베시 해안에서 약 1㎞ 떨어진 해저 지하 갱도에서 발생했다.
갱도 누수로 시작된 수몰 사고로 조선인 136명과 일본인 47명 등 모두 183명이 희생됐다.
한일 양국의 유족들은 오랫동안 이 사고에 대한 진상 조사와 희생자 유해 송환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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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에 잠긴 해저 갱도 앞에서 유족들이 제단을 올리고 희생자를 추도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
한국 측이 2007년 해당 사고에 대한 자체 조사를 수행한 적이 있지만,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는 아직 실시된 적이 없다.
희생자 유해 수습과 사고 경위도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유골 매몰 위치와 깊이 등이 분명하지 않아 현시점에서는 유골 발굴을 실시하는 것이 곤란하다”며 조사를 추진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유족과 시민단체의 요청에도 일본 정부가 유골 발굴 조사에 나서지 않자 모임은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유골 발굴 비용 1200만엔(약 1억1천만원)을 마련해 지난달 직접 조사에 나서 갱구를 찾았다.
갱구가 확인됨에 따라 모임은 이달 말에라도 잠수사가 갱 내부로 들어가 유골 회수가 가능한지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의 대표 이노우에 요코씨는 “조사로 한 조각의 유골이라도 찾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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