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판교 창업존 입주기업 인터뷰⑤] 여호정·김민준 체프(Chaf) 공동 대표
프로그램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손쉽게 구동
구독형 서비스 출시...개발사와 함께 성장 모색
판교 창업존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산업분야 유망 창업자들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설립한 국내 최대 창업지원 클러스터다.
창업진흥원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경기혁신센터’)가 공동 운영하며 매년 100여 기술창업 기업을 키워내고 있다.
미래 유니콘을 꿈꾸는 입주기업 대표를 만나본다.
게임 시장은 기존 PC 게임에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으로 그 축이 이동 중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3조원에서 2025년 약 12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고도화되면서 고사양을 필요로 하던 게임들이 별도의 장치 없이 클라우드 내에서만 구동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개발사들도 게임 개발 시 클라우드 게임 형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향후 게임 산업의 미래를 바꿀 중요한 혁신이 될 전망이다.
PC 온라인 게임이 유독 강세인 한국에서 클라우드 게임 산업의 가능성을 크게 보고, 클라우드 전용 게임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트업이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콘텐츠 시장으로의 진화를 꿈꾸는 체프의 두 대표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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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정(왼쪽)과 김민준(오른쪽) 체프 공동 대표 |
Q. 어떤 사업을 하는 기업인가
우리 기업은 컴퓨터나 혹은 휴대폰의 하드디스크 용량을 확보해 게임을 설치하고 즐기던 방법이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게임 설치를 따로 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22년 9월에 설립했다.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구독형 게이밍 플랫폼이 더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관련 서비스 제공과 게임 제작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사실 게임 개발의 세계로 발을 들이는 것은 원래 사업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그러나 사업을 펼치면서 다양한 게임들과 그 안의 세계를 접하게 됐고, 그중에서도 던전 이스
케이프 장르의 게임이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발견하게 돼 게임 개발도 시작하게 됐다.
Q. 주요 사업 아이템은 무엇이며, 어떤 기능을 하는가
체프는 구독형 게이밍 플랫폼으로 중소 PC 인디게임(Indie Game; 비교적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비디오 게임의 형태)을 저렴한 가격에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PC인디게임이라는 영역에서 전문성을 만들고자 중소게임사 특화 구독형 클라우드 게이밍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서비스 플랫폼인 ‘체프게임즈(Chafgames)’는 이용자에게 게임을 별도로 구매할 필요 없이 월 구독료 9달러만 지불하면 다양한 인디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 게이밍 솔루션을 통해 모든 게임을 완전 무설치 방식으로 브라우저상에서 즐길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체프게임즈는 인디게임 및 하이퍼캐주얼 장르를 중심으로 매월 신규 게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300여 개의 게임을 계속 늘려 향후 1000가지 이상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체프게임즈는 게임 개발사에게는 구독료나 입점료를 아예 받지 않고, 게임 이용 시간을 기반으로 개발사와 수익을 공유 방식을 통해 다양한 인디게임 콘텐츠를 유입시키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개발사가 게임의 퀄리티 향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사용자는 고품질의 다양한 게임을 경험할 수 있어, 상호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선순환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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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클라우드 게이밍 플랫폼 ‘체프게임즈’ |
Q. 타사 대비 기업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계속 변화해왔다.
음원은 워크맨에서 CD로 그리고 MP3, 스트리밍(Streaming), 영상은 영화관, DVD, IPTV, 스트리밍으로 콘텐츠 소비 형태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플랫폼 승자도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
우리 기업은 다음 변화가 게임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게임 분야도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 형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해당 시장을 선점하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창업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이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목표의 일환으로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결제와 서버를 열어 전 세계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체프는 지난 2023년 8월 서비스 공개 이후 누적 매출 약 20억 원 이상을 달성했다.
대부분의 매출은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에서 발생했다.
향후 이러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인디게임 플랫폼을 넘어 종합 디지털 콘텐츠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Q. 해당 사업의 시장 상황과 향후 계획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모든 미디어 분야를 통틀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현재 게임 시장은 극소수의 대형 개발사 게임이 업계 매출 상당을 독점하는 롱테일(Long-Tail) 문제가 심각하다.
스팀Steam게임(게임 유통 플랫폼)을 기준으로 하루 50여 개의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출시되는 연간 PC 게임 중 96%는 인디게임 장르지만, 이 분야 매출 비중은 전체 시장의 28%에 그치는 것만 봐도 현실을 알 수 있다.
PC게임은 결제 전 게임 체험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용자가 유명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이전의 경험이 있는 게임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은 것이 사실이다.
결국 유명 IP가 없는 중소 개발사의 게임들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해 사용자를 확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한계성을 극복하고자 체프게임즈는 단건 구매 및 설치 방식이 아닌 구독형 플랫폼을 활용해 이용자와 개발사들에게 결제 부담을 줄이고 마케팅 및 인프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경쟁력 있는 클라우드 게임 개발에도 앞장설 것이다.
현재 유니티 기반의 PC 게임 ‘벨레브(Velev)’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벨레브는 팬층이 두터운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대표되는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다중 사용자 전투 아레나 장르)에 ‘던전 이스
케이프’ 내지 ‘익스트랙션’ 요소를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개발이 완료되는대로 알파테스트를 진행하고 대중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체프는 창업 후 현재까지 ▲
애니플러스 ▲더벤처스 ▲필로소피아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팁스(TIPS)에 선정되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말까지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클라우드-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Q. 판교 창업존 입주 기업으로서 가장 도움되는 점
창업존을 운영하는 경기혁신센터에서 직접 투자 받고 팁스(TIPS)에 선정되었다.
또한, 요즘 임대료가 날로 오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저렴한 임대료를 내면서 각종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감사할 일이다.
경기혁신센터가 제공하는 다양한 네트워킹 프로그램과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은 사업 확장에도 도움이 되고 임직원들이 비전을 갖고 노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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