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면허전환 쉽고 관광비자도 가능
中 관광객들 몰려들며 인기
매년 100건씩 사고 늘며 부작용 우려
한국은 원정취득 막기위해 2019년 법개정
|
일본 도쿄 거리. [연합뉴스] |
최근 일본에서 중국인들의 운전면허 취득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이 가진 중국 운전면허증을 학과 및 기능험을 거쳐 일본 면허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상 단기 관광비자로 들어와 비교적 쉽게 현지 면허를 딸 수 있다보니, 이들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어나는 등 문제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일본 FNN 방송은 도쿄 시내 한 운전면허시험장이 이른 아침부터 ‘면허 전환’을 위해 찾은 중국인들로 붐비고 있다고 보도했다.
FNN에 따르면 이들에게 일본 운전면허 전환은 일본내에서 운전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100여개국에서 운전이 가능한 국제 운전면허증으로 전환이 가능해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환과정이 간단한 학과 시험과 실기 시험만 통과하면 되는데다, 장기체류비자 없이 관광비자 만으로도 손쉽게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학과시험은 2지선다로 출제되는 10개 문제중 7개 이상 맞추면 된다.
즉, 전환한 운전면허증의 쓰임새와 함께, 낮은 시험 난이도가 일본에서 중국인들로 하여금 면허시험을 응시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호텔 등에서 발급해주는 일시 귀국 증명서를 이용해 면허를 신청할 수 있다.
베이징 출신 한 중국인은 “5월에 일본에 와서 학과시험을 봤다.
9월에 다시 왔을때 기능 시험을 치렀고, 일본 면허로 전환할때 숙소에서 숙박 증명서를 내주었다.
학과시험은 10문제밖에 없었는데, 다른 나라의 학과시험과 별반 다르지 않아서 그냥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환과정이 비교적 허술하다 보니 관련사고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FNN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호텔 주소로 일본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사례가 늘면서, 교통사고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중국인 운전자가 연루된 교통사고는 매년 100건 단위로 늘고 있다.
이에 일본내에서 외국인 면허 취득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이 방송은 지적했다.
|
제주도에 있는 렌터카들 모습.[사진=연합뉴스] |
한국도 과거부터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원정 면허 시험’ 장소로 꼽혀왔다.
지난 2019년 1∼11월 한국에서 운전면허를 딴 단기 체류(90일 미만) 외국인의 90.2%가 중국인 이었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원정 면허 시험을 보러 오는 이유는 중국보다 면허 따기가 수월하고, 앞서 언급했듯 국제면허로 이용가치가 높기 때문이었다.
한국, 일본은 제네바 협약에 가입한 상태로 103개 가입국을 대상으로 본국에서 발급받은 운전면허가 인정된다.
그러나 중국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중국인이 한국 이나 일본에서 운전하려면 한국 면허를 따야 한다.
렌터카를 빌릴 때도 마찬가지다.
다만, 최근 중국인들의 한국 원정 운전면허 취득이 이전처럼 활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국 정부가 90일 이상 국내에 체류하고, 법적으로 ‘외국인 등록’을 한 외국인들에게만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중국인들이 한국보다 일본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 제주도의 경우 최근 일각에서 자국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중국인에 한해 렌터카를 비롯한 운전을 허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나오고 있다.
관광 특수지역인 제주도 관광에서 중국인들의 비중이 적지 않다보니, 제주에서 중국인들의 소비를 진작해 경기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알려졌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