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앞두게 됐다.

4일(현지시간) 열리는 조기 총선에서 여당인 보수당의 참패와 제1 야당인 노동당의 대승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3일 더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원 의원 650명을 선출하는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400~484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선거에 반영된다면 202석을 보유한 노동당은 과반수를 얻는 데 이어 지난 총선 대비 2배가 넘는 역대 최대 승리도 가능한 형국이다.

노동당은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를 탄생시켰을 때 418석을 확보하는 최대 전과를 올렸다.


반면 보수당은 참패를 마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는 64~108석 확보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365석을 차지하며 과반의 성과를 냈던 것과 비교해 궤멸적인 수준이다.


2022년 첫 인도계 총리로 주목받은 리시 수낵 현 총리는 인플레이션 완화 등 안정적인 정부 운영에도 불구하고 지난 14년간 보수당의 실책이 누적돼 반등을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NBC는 "수낵이 물려받은 정치적 혼란과 우경화로 분열된 보수당을 다시 살리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총선으로 총리의 신임을 묻는 관례에 따라 수낵 총리는 선거 결과가 나오면 바로 사임하고 곧바로 1당 당수가 총리직을 이어받는다.


노동당 당수인 키어 스타머(사진)가 선거 결과가 나오는 5일부터 총리직을 대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영국 의회는 오는 9일 당선자를 소집하고, 17일 개원할 예정이다.


1962년생인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강성 노동당을 지지하는 그의 부모가 노동당 최초 하원 의원인 키어 하디와 같은 이름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2015년 노동당에서 하원 의원에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간 영국의 탈유럽 정책인 브렉시트에 반대해왔으며 친환경 에너지 확대, 범죄 차단 정책 강화 등을 주장해왔다.


노동당은 선거를 앞두고 부유세, 소득세 등 증세는 없다고 공약했으나 상속세와 자본이득세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 대표는 지난 2일 유세에서 "14년간 보수당은 혼돈 속에 있었고 사람들은 정치가 너무 망가져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정치에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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