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속 태우더니, 이런 반전이”…모두를 놀라게 한 LG이노텍 실적

LG이노텍, 1분기 영업익 21%↑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 등 수익성 확보 총력
전장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써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이노텍 본사 전경. [사진=LG이노텍]
“이 만큼씩 오른 적이 없었는데~”
그 동안 전방 정보기술(IT) 업황 부진 탓에 주가 또한 부진했던 LG이노텍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다.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자 회사 내부적으로도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오전 10시30분 기준 LG이노텍은 전 거래일 종가와 같은 21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24일 전일 대비 11% 급등한 20만9000원에 장을 마감한 LG이노텍은 25일 21만2500원을 찍으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애플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LG이노텍의 주가는 한 때 4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방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20만원 선이 무너졌고 투자자들의 애를 타게 했다.


LG이노텍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4일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4조3336억원, 영업이익은 176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9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1.1% 늘어났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1381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스마트폰 수요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광학 솔루션 사업부에서 3조51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인 카메라 모듈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


기판소재 사업부는 대형 디스플레이용 부품 공급확대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했고, 전장부품 사업부는 자동차 수요 약세에도 차량조명 부품 등의 매출 성장세와 원가 개선 활동에 힘입어 안정적 실적을 낼 수 있었다.


환율 효과 역시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전사 매출 중 약 95%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1분기 북미 고객사의 판매량이 양호한 수치를 보여줬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올해 전체 실적 눈높이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지난 반년 동안 모멘텀, 투자심리, 실적 모두 아쉬운 상황이었는데, 올해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해 실적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반기 실적 모멘텀까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로 30만원을 제시했다.


오는 6월 예정된 애플의 애플의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이벤트가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6월에 개최되는 WWDC에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업데이트 소식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애플은 AI 부서 인력을 늘리고 있을 뿐 아니라 AI 관련 인수합병 건수도 글로벌 빅테크 중 가장 많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제품 출하량이 늘면 LG이노텍의 외형 성장이 실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광학 솔루션 사업부의 수익성이 기대치를 웃돌며 호실적을 이끌 것”이라며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이어지며 디스플레이 소재 또한 전 분기 대비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개 분기 연속 LG이노텍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점쳤다.


LG이노텍은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현재 포트폴리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새로운 캐시카우로 눈여겨 보는 분야는 전장 사업이다.


LG이노텍은 모바일 분야에서 축적한 카메라 모듈 기술 역량을 차량 카메라, (LiDAR), 레이더(Radar) 등의 센싱 제품으로 확대해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용 센싱 솔루션 글로벌 1위를 차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현재 2조원대인 전장 사업 매출을 5년 내에 5조원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달 마곡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집중해 전장부품 사업 매출을 5년 안에 5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고부가 반도체기판인 FC-BGA 사업도 본격화한다.


FC-BGA를 생산하는 구미4공장은 지난달 첫 양산 시작과 함께 본격 가동에 들어 갔다.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사업 신규 진출을 선언하고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약 22만㎡)을 인수했다.


문 대표는 “FC-BGA 시장 선점 가속화를 위한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하반기부터는 FC-BGA가 유의미한 매출을 낼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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