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배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하고도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비록 지난해 말에 차지한 '리딩금융' 자리를 올해 1분기엔 신한금융그룹에 내줄 것으로 보이지만 ELS 최다 판매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KB금융그룹 전체적으로는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도 ELS 배상과 관련해 회사별로 최소 5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 정도의 충당부채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했다고 밝혔다.

ELS 관련 고객 배상 비용(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하면서 영업외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 크다.


신한·하나·우리금융이 26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1분기 4대 금융의 성적표는 ELS 배상액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위 탈환이 예상되는 신한금융은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로 3000억원에 못 미치는 비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1800억~1900억원을, 판매액이 가장 적은 우리금융은 50억~100억원 정도를 충당부채로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관계자는 "ELS 배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으로 경상적 수준의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율배상에 따른 비용을 1분기 충당부채에 선반영한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KB금융의 실적은 괜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2.11%, 1.87%로 작년 1분기(2.04%, 1.79%)와 비교해 각각 0.07%포인트, 0.08%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그룹 이자이익(3조1515억원)도 1년 전(2조8239억원)보다 11.6% 증가했다.


은행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895억원이다.

ELS 손실 보상 관련 영업외손실이 확대되면서 전년 1분기(9315억원)와 비교해 58.2%나 하락했다.


반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9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406억원) 대비 40.8% 늘었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 기대감으로 개인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등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9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2538억원과 비교해 15.1% 증가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중심으로 손해율이 개선됐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820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1391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이날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금융업권 최초로 도입하기로 했다.

연초에 미리 연간 배당총액을 정한 뒤 분기마다 똑같이 현금배당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향후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게 되면 이미 정한 배당총액은 동일하기 때문에 주당 배당금이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KB금융은 올해 현금배당 총액을 1조2000억원으로 정했다.

분기별로 3000억원의 배당이 이뤄진다.

1분기 주당 배당금은 784원으로 결의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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