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중금리 대출 규모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에 전년 동기 대비 1조원가량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기업 대출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저축은행들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가계 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 규모는 1조77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1085억원) 늘었다.

이는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2'를 제외하고 저축은행 자체적으로 집행한 민간 중금리 대출만 집계한 숫자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실행되는 대출이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한 대출에 대해서는 신용공여액 한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받는 장점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반기마다 업권별로 중금리 대출의 금리 상단을 정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17.5% 상한을 준수하면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저축은행업권이 지난해 5559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저축은행이 집행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이 늘어난 건 이례적이다.

그간 저축은행들이 취급하는 민간 중금리 대출은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여신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민간 중금리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 2조7562억원에서 1조6685억원으로 약 40%나 급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PF 등을 포함한 기업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가계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선 규모가 큰 기업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금리 대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민간 중금리 대출뿐 아니라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2' 규모도 최근 1년 새 늘렸다.

올 1분기 사잇돌2 대출 규모는 전년 동기(198억원)보다 130억원 늘어난 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잇돌2는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기 위해 SGI서울보증이 보증하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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