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인도 다시 찾은 정의선…“전기차 현지 생산 확대로 인도 시장 적극 공략”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
3대 자동차시장 부상한 인도
주요 모빌리티 기업 위상 확고
정의선 “고객지향 철학 강조”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이 끝난 후 인도권역 현지 직원들의 ‘셀피’ 요청을 받고 촬영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인도는 현대차그룹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권역 중 하나다.

인도에서 지속해서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3일(현지 시각) 해외 사업장 중 처음으로 3000여명의 인도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열고 ‘현장 스킨십’ 경영에 나섰다.

향후 인도 시장에 집중하며 투자를 강화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의선 회장은 우선 세계 5위 경제규모, 3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년까지 현대차 100만대, 기아 50만대 등 총 150만의 생산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제조사의 해외 생산 능력 확대는 현지 수요 대응력을 크게 높여 시장 점유율을 키우는데 가장 빠른 전략으로 통한다.


지금도 인도는 한국 다음의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대 생산 기지다.

지난해 기준 인도에서 현대차·기아가 108만5000대의 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이는 미국(72만7000대)과 중국(39만3000대)을 크게 능가하는 수준이다.


원래 현대차·기아 해외 공장 중 최대 생산분을 책임졌던 곳은 중국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도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중국 사업이 위축되며 인도가 현대차·기아 최대 해외 공장으로 부상했다.

인도에서 생산된 현대차·기아는 현지뿐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에도 수출되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동차 시장이 성장하는 모빌리티 거점으로도 평가받는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 규모는 500만대 규모였다.

중국, 미국에 이어 견고한 3위다.

이중 승용차 시장이 약 410만대 규모인데 2030년에는 5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 등 각국 자동차협회 자료에 기반해 2020년과 지난해의 연간 자동차 수요를 비교한 결과, 인도는 약 70% 가까운 가장 높은 성장을 보여줬다.

같은 기간 미국이 약 3%, 중국이 15% 성장한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파른 성장세다.


인도는 전동화 전환이 빠른 시장으로도 꼽힌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부터는 ‘최소 5억달러를 인도에 투자하고 3년 안에 전기차를 생산하는 업체에 최대 100%인 수입 전기차 관세를 15%로 대폭 인하’하는 정책까지 내놓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이에 대응해 올해 하반기 인도 첫 현지 생산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말 첸나이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기아도 2025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생산,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순차 공급할 계획이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개발과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 전동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면서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는 2030년까지 인도의 클린 모빌리티를 선도할 것”이라는 구상을 내비쳤다.


정의선 회장의 이번 인도 방문은 이 같은 인도의 급속한 변화 발전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이 인도 사회의 중추적 모빌리티 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더불어 다양한 사업적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 권역에서 매우 과감하고 대담하게 추진 중인 여러 가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임직원이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이라며 “직접 만나 임직원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고 싶었다”라고 격려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의 1위 자동차 수출기업이 되는 등 위상이 높아진 만큼 사회적 책임 활동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006년 인도권역 사회책임 재단인 HMIF를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부터 인도 현지 판매 거점을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개선하는 ‘그린 워크숍’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바로 고객이며,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삶을 향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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