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화가’가 말년에 남겼다는데”…441억원에 낙찰된 ‘이 그림’ 뭐길래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유대인 가문의 여성 그린 초상화

수십년간 빌라 응접실에 걸렸다가
경매회사가 공개해 441억에 낙찰

클림트의 ‘리저양의 초상’ 경매 모습. [사진 출처=빈 로이터 연합뉴스]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말년에 남긴 초상화 ‘리저양의 초상’이 3000만 유로(약 441억원)에 팔렸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매회사 임 킨스키가 지난 1월 공개한 클림트의 ‘리저양의 초상’이 이날 3000만 유로에 낙찰됐다.


클림트가 사망하기 1년 전인 1917년 그린 이 그림은 오스트리아 빈의 유대인 사업가 집안인 리저 가문의 여성을 그린 초상화다.


그림 속 주인공이 리저 가문의 어떤 여성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돌프 리저의 딸 마가렛, 혹은 유스투스 리저의 두 딸 헬렌과 애니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리저 가문의 아돌프, 유스투스 형제는 삼베와 마로 노끈과 밧줄을 만들어 팔며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스투스의 아내 헨리에트 아말리에 리저-란다우는 예술을 후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릴리’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던 헨리에트가 두 딸 중 한 명의 초상화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임 킨스키 측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림의 주인공은 마가렛이 아닌 릴리의 두 딸 헬렌이나 애니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림은 1925년 빈에서 열린 클림트 전시회에서 ‘플로레인 리저’라는 제목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것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후 1938년 나치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합병한 이후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면서 마가렛은 오스트리아를 탈출해 헝가리를 거쳐 영국으로 향했다.

릴리 리저는 빈에 남아 있다가 1942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이듬해 사망했다.


릴리의 두 딸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빈으로 돌아와 어머니인 릴리 리저의 자산을 되찾았지만 해당 그림에 대한 기록은 전무하다.


이 그림은 1960년대부터 수십년 간 빈 인근 빌라의 응접실에 걸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킨스키 측은 현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현 소유주와 리저 가문의 법적 후계자들이 지난해 공정한 해결책을 만들어 모두 동의한 가운데 경매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임 킨스키 측은 “누가 클림트에게 그림을 의뢰했는지, 그리고 그림이 세 여성 중 누구를 묘사한 것인지는 법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며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관련된 모든 당사자의 청구권이 이번 경매를 통해 해결될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클림트의 ‘리저양의 초상’ . [사진 출처=임 킨스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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