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 격화 우려가 일시 진정된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 낙폭이 두드러지자 투자자들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저울질에 나섰다.

중국발 수요 증가세를 감안하면 상승장을 기대하며 추가 매수에 나설 수 있지만 그간 매수세가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점에 주목하면 매도 시점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은 선물 가격이 급락하고 구리 시세도 주춤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한국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금 현물 시세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 금현물'과 금 선물 시세를 2배로 따르는 'ACE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가 각각 전날보다 1.26%, 1.75% 올랐다.

'KODEX 은선물(H)'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인 '신한 금 선물(H)'은 각각 1.60%, 1.06% 상승 마감했다.

금과 은은 올해 2월 중순부터 이달 16일까지 두 달 만에 20%대 상승세를 기록했다가 최근 5거래일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6월물은 트로이온스당 2342.10달러에 마감해 지난 16일 이후 약 3% 떨어졌다.

은 5월물도 금값을 따라 지난 2월 중순 이후 이달 19일까지 27%가량 올랐지만 연고점을 기록한 19일 이후 5%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단기 조정이 불가피했다면서도 올해 말까지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덴마크계 투자은행인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 담당 책임전략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금값이 쉼 없이 올랐다는 점에서 지금의 조정은 늦은 감이 있다"면서 "최근 5거래일간 시세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선물 시장에서 일부 강제청산(장중 반대매매)이 이뤄진 것도 오히려 금값 하락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챈텔 쉬븐 캐피털라이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보면 금은 지금도 과매수 상태라는 점 외에도 연준의 고금리 기조와 이에 따른 미국 국채 수익률 고공행진까지 감안하면 값이 2150달러까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연준은 미국 정부의 높은 부채 수준을 의식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으며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국 경제 침체 위험이 여전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 말 금값은 25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리 5월물 가격은 19일 파운드당 4.50달러를 기록한 후 현재까지 1.5%가량 떨어졌다.

구리는 공급 측면에서 칠레 광산 사고와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제조업 회복세 등이 부각되면서 지난 2월 중순 이후부터 두 달 만에 20% 뛴 바 있다.


다만 23일 칠레 구리위원회 측이 "내년 칠레 구리 생산량을 올해 예상치보다 6% 더 늘릴 것"이라고 밝히며 공급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여기에 중국 구리 가공업체들이 구리 수입을 미루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구리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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