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8500억 증발...‘뉴진스 IP 상실’ 최악 시나리오 반영” [오늘, 이 종목]

이틀간 하이브 주가 9%↓…시총 8539억 증발
신한투자증권 “엔터업종 센티멘털 훼손 문제”
하이브, 뉴진스 IP 보유한 어도어 포기할 이유 없어”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최대 새해맞이 행사 중 하나인 ABC방송 ‘뉴 이어스 로킹 이브 2024’에 출연한 뉴진스.(딕 클라크 프로덕션 제공)
‘어도어 이슈’가 하이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이번 사태로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며 엔터 업종 전반 투자심리는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갈등을 빚고 있다.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경영진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민 대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의 본질은 신인 걸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베끼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이브 주가는 지난 22일 7.8%, 23일 1.2%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이틀간 8538억원이 증발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4일 “엔터업종 투자심리가 회복되던 중 발동이 걸렸다.

임시주총이 열릴 경우, 하이브 어도어 지분은 80%, 민희진 18%로 대표 해임이 가능하다”며 “다만 임시주총 소집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법원에 주총 소집 청구 후 약 2개월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지 애널리스트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먼저 ‘최상’ 시나리오는 양사 간 극적인 화해다.

‘중립’ 시나리오는 뉴진스 IP가 영구적으로 하이브 레이블에 귀속되며 민희진 대표만 사임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악’ 시나리오는 뉴진스 IP가 상실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지난 22~23일 이틀간 하이브 시가총액이 8539억원 증발한 것은 뉴진스 IP를 잃게 되는 최악 시나리오를 이미 충분히 반영한 결과라고 지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지 애널리스트는 “이번 이슈에서 사실 펀더멘털(기업 기초 여건)에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 어도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03억, 335억원으로 전체 하이브 연결 실적에서 각각 5%, 1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올해 3분기에는 오는 5월 뉴진스 컴백과 글로벌 활동을 포함해 이익 기준 약 15%로 추정된다.

2025년 3분기에는 BTS 완전체 활동까지 더해져 이익 기여도는 더욱 낮아지겠다”고 관측했다.


하이브 용산 신사옥.(하이브 제공)
“급격히 성장한 산업 성장통…하이브, 어도어 포기할 이유 없어”
지 애널리스트는 ‘엔터업종 센티멘털(정서적·감정적 요소) 훼손’을 문제로 짚었다.

그는 “엔터업종의 숙명적인 리스크는 인적 리스크”라며 “지금까지 인적 리스크는 아티스트 사건·사고 소식 정도에 국한됐으나, 이제부터는 기획사와 프로듀서, 프로듀서와 프로듀서 간 마찰도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멀티 레이블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이라며 “민희진 대표가 IP 콘텐츠 유사성을 지적하며 멀티 레이블 확장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는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업종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다만 지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을 ‘급격히 성장한 산업 성장통’에 비유했다.

그는 “여전히 엔터업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멀티 레이블이 필수다.

그만큼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단독 총괄 프로듀서 1인이 모든 IP를 총괄하기에는 산업·기업 규모가 매우 커졌기 때문”이라며 “하이브는 뉴진스라는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어도어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사태 전망과 관련해 지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로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경우 하이브는 민 대표를 해임할 수 있다”며 “임시주총 소집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원에 주총 소집을 청구해야 해 약 2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보았다.


한편 하이브에서 발생한 이슈로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로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인적 리스크 확대와 멀티 레이블에 대한 의구심으로 하이브 주가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하이브 주가는 오전 10시 58분 기준 전일 대비 2000원(0.95%) 오른 2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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