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실적’ 테슬라, 시간외 거래서 주가 13% 급등한 이유

테슬라, 올해 1분기 매출·순익 모두 예상치 밑돌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 있는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A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매출이 12년 만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예상을 밑돈 실적이었지만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발표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13% 넘게 상승 중이다.

23일(현지 시각) 테슬라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213억달러, 순이익은 55% 줄어든 1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45달러로 집계됐다.

테슬라 실적은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LSEG는 테슬라 매출이 221억5000만달러, 조정 EPS는 0.5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차 판매량 감소 폭은 코로나19로 생산 차질을 빚은 2020년보다 컸다.

1분기 차량 판매 매출은 173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3% 줄었다.

1분기 매출도 전 분기 대비 9% 떨어져 2012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도 2020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의 수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매출 총이익률은 17.4%로 전년 동기(19.3%)보다 1.9%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이익률도 5.5%를 기록해 1년 전(11.4%)보다 5.9%포인트 하락했다.

매출 총이익은 매출액에서 원자재, 노동비, 생산설비 투자 비용 등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말한다.

‘저가 전기차 확대’ 소식에 투자자 안도?…주가도 급등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에도 테슬라 주가는 치솟았다.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저가 전기차 출시’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실적 발표 후 머스크는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말에 안되더라도 오는 2025년 초에 신형 저가 모델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예상보다 빨리 생산에 들어가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또 “기존 공장과 생산라인을 활용해 새롭고 더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포함한 수익성 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가 저가 모델 생산계획을 잠정 중단하고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테슬라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세를 이어왔다.

머스크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신차 발표 기대감은 시간외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를 13% 넘게 끌어올렸다.

신규 저가 전기차 모델이 테슬라의 실적을 끌어올릴 새로운 ‘캐시카우’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정규장에서 1.85% 상승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테슬라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144.6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13% 넘게 상승했다. (구글 파이낸스 캡처)

머스크는 테슬라 신차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인지, 기존 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지에 대해선 직접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앞서 로보택시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8월 8일에 더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테슬라 신차 출시 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프리덤캐피털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테슬라 계획에 대해 ”유망하게 들리지만 이전 출시에 여러 번의 지연이 있었다는 것을 고려할 때 테슬라가 보여주기식 주식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도 머스크가 신차 출시 시간표를 잘 지키지 않은 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전기차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테슬라는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전기차 가격을 인하해왔다.

전 세계 인력의 10%를 감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2688개의 일자리를 없애기로 했다고 미 CNBC 방송이 보도했다.

테슬라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자 머스크는 그동안 제품 개발 계획만 언급했던 로보택시를 오는 8월 공개하겠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