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성지였는데, 우리만 왜”…서울 다 오르는데 여기만 울상

노원구 일대 아파트 전경 [매경DB]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4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 수요가 몰렸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이 같은 반등 장세에 편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생아특레대출과 재건축·재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에도 대출금리에 민감한 ‘영끌족’이 받는 고금리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3% 상승하며 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도·강(노원구 -0.01%, 도봉구 -0.03%, 강북구 -0.01%)와 종로구(-0.02%)는 하락세를 보였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지난해 11월부터 24주 연속, 도봉구는 22주째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일례로 도봉구 쌍문동 ‘쌍문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 15일 6억원(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거래됐다.

지난 2월 같은 면적 거래가(6억8800만원)와 비교하면 8800만원이 하락한 금액이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4단지’ 전용 41㎡는 지난달 직전 거래 대비 1억원이 하락한 2억5000만원에 집주인아 바뀌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는 이달 들어 5억5000만~5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 달 전에는 같은 면적 거래가가 5억6100만~5억9900만원이었다.


노도강 지역의 하락 원인으로는 ‘고금리’와 ‘매수세 위축’이 지목된다.

신생아 특례대출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집값 반등 기대감이 커졌으나 공사비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빠르게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는 등 고금리 기조가 시장의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노도강 지역의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에 민감한 영끌 매수세가 몰렸던 지역인 만큼 급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시장에 나온 노원구 아파트 매물은 5800여건에 이른다.

도봉구와 강북구 매물은 각각 2300여건, 1300여건 수준이다.

세 곳 모두 올초에 비해 100~600건가량 늘어는 수준이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서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단지 지역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아파트값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영끌 매수가 많았기 때문에 당장은 원리금 상환 등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는 등의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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