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미리 환전하라 했잖아”…미국 유학생들 비명소리, 원화값 급락 후폭풍

“환율 지나친 우려감은 경계해야”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안 그래도 고물가, 고금리로 시달리는 민생 경제에 환율 상승까지 가중되며서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리고 있다.


해외로 나가 공부를 준비하거나 이미 유학을 떠난 자녀들의 학비, 생활비를 책임지는 부모들과 유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원화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 주재원들 역시 줄어든 월급을 받게 되면서 깊은 한숨 소리가 나온다.


기업들은 제조원가 상승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이자 역대 네 번째로 지난 16일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은 1382.2원에 거래를 마쳐 작년 말 종가(1288.0원)보다 7.3%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IMF,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 연준발 금리 인상, 이번을 포함해 네 차례에 불과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이달 19일까지 4.7% 높아졌다.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기업들도 비상이다.

고물가로 내수가 둔화되는 가운데 환율까지 높아지면서 수입 기업들의 제조원가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기업들의 제조원가 상승으로 상품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진다.


이렇게 높아진 물가는 다시 내수를 위축시키고 이런 사이클이 반복되면 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닌 만큼 지나친 우려감은 경계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1400원 환율 당시와 현재와의 차이점은 신용위험, 경기사이클 추이, 원화만의 나홀로 약세가 아닌 비달러 통화 동반 약세 등”이라며 “신용리스크 증폭 또는 추가 유가 급등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결정할 변수”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IMF 위기는 환율 급등’이라는 트라우마가 있어 주가 급락보다 환율 급등에 대해 금융시장이나 정부 당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며 다만, 원화의 약세가 한국만의 고유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감을 경계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위기가 전면전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1400원선을 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중동 위기 확대 가능성이 상존하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축소 등이 여전한 만큼 당분간 환율 상단을 1400원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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