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타는 냄새가...” 몸에 불 붙인 남성 모습 생중계 한 방송사 갑론을박

19일(현지시간) 분신 사망 사건이 벌어진 뉴욕 법원 앞 공원에서 경찰들이 조사 중이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사 CNN방송이 도심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분신자살 현장을 생중계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문제의 장면은 지난 19일 CNN 뉴스 진행자 로라 코츠는 뉴욕 법원 앞에서 생중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 재판과 관련된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나왔다.

한 남성이 음모론이 적힌 전단을 허공에 뿌린 뒤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돌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코츠는 다급하게 인터뷰를 중단한 뒤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서서 보도하기 시작했다.

CNN 중계 카메라도 분신 현장을 비췄고 뉴스 화면에는 공원 벤치 위에서 불길에 휩싸인 남성의 모습이 한동안 생중계됐다.

코츠는 “이곳은 혼돈의 상황”이라며 “살이 타는 냄새와 (분신에) 사용된 어떤 물질이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며 약 2분간 쉬지 않고 현장을 묘사했다.

이 남성은 불이 꺼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 남성은 플로리다 출신의 30대 맥스 아자렐로로 확인됐다.

NYT는 아자렐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과 체포 기록 등으로 미뤄 특정 정당에 소속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022년 어머니의 죽음 이후 심해진 편집증과 음모론에 대한 믿음이 분신자살을 유도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언론계에서는 CNN의 이날 보도를 두고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NYT는 당시 많은 방송사들이 이 사건을 즉시 보도했으나 CNN의 보도는 가장 극적이고 적나라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처음 현장 중계에 나섰던 폭스뉴스는 분신자살 사건임이 파악되자 즉시 카메라를 돌렸다.

다른 언론사 뉴스 진행자들도 시청자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코츠는 변호사 출신으로 CNN 법률 분석가이자 밤 11시 뉴스 앵커를 맡고 있다.

코츠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내 본능이 내가 보고 있는 것을 말하도록 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입은 계속해서 본 것을 설명하고 있었으나, 사실 내 눈과 코는 보고 맡은 것을 되돌리고 싶었다”며 “희생자와 그의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