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誌 전망
5개 지표로 ‘인플레 고착수준’ 분석
20년 디플레 겪은 日 가장 먼저 탈출
英·濠 등 영미권 고물가 지속 가능성 커

과일 등 물가 상승률 OECD 평균 크게 상회
기재부 “이상기후 영향...근원 물가는 안정적”

[표=기재부]
한국이 전 세계 주요 선진 10개국 중 두 번째로 빨리 인플레이션을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달 27일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10개 고소득국가(G7+ 한국·호주·스페인)를 상대로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고착화’(entrenchment)됐는지 평가했다.

평가는 근원(core)물가 상승률, 단위노동비용, 인플레이션 확산수준, 기대 물가상승률, 구글 검색 행태 등 5가지 지표로 측정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물가 상승률을 뜻한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 결과 한국은 10개국중 9위로 전체 2번째로 고착화 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즉, 조사대상국들중 2번째로 빨리 인플레이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정부양 규모 △이민자 유입 영향 등을 주요변수로 평가했다.

한국의 경우, 근원물가상승률이 2.5%로 미국 3.9%, 영국 4.8% 등에 비해 낮고 기대인플레이션율 또한 2.2%로 미국 5.3%, 프랑스 3.5% 등에 비해 낮았다.


이를 근거로 이 매체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10개국 중 두 번째로 빠르게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적은 재정 투입, 그리고 적은 이민자 유입으로 인구가 늘지 않아 수요 증가가 더딘 점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는 분석이다.


호주가 1위로 가장 인플레에서 늦게 탈출하고 영국과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미국은 5번째였다.


대체로 아시아 및 유럽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에서 빨리 탈출하고 호주, 영국 , 캐나다 등 영미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늦게 탈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미권 국가들의 경우 타국 대비 40%나 큰 규모의 재정 부양 단행, 이에 따른 수요 촉진이 근원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정착하는 이민자들이 많아 늘어난 인구가 수요 및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6.95%로 OECD 평균(5.32%)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의 먹거리 물가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직전인 2021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한국의 먹거리 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가격이 주로 견인하고 있는데, 지난달 사과 물가는 88.2%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0년 1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국내 먹거리 물가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건 이상기온 및 일조량 부진 등으로 과일 등의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지난 2월 2.5%에서 지난달 2.4%로 떨어지는 등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동정세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한 요소는 있지만 연말까지 물가는 2% 초반대의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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