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더오피스, "10만명 홀린 '발마칸 코트' 앞세워 글로벌 시장 노릴 것" [요즘 뜨는 브랜드]

어나더오피스에서 운영하는 편집샵 '스왈로우라운지 성수'에서 쇼핑하는 고객들 모습.

매일경제는 컨슈머저널 '요.뜨.브' 코너를 통해 최근 10~30대에게 주목받고 있는 신진 패션 브랜드를 소개한다.

특히 온라인 및 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를 엄선했다.

향후 K패션을 선도할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패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요.뜨.브'에 소개되는 브랜드를 눈여겨보길 추천한다.

"올해 어나더오피스의 가장 큰 목표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오는 10월께는 일본 이세탄백화점 신주쿠점에서 제안을 받아 팝업스토어를 열 예정입니다.

"
어나더오피스는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부부 사이인 신동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와 서주형 실장이 2015년 공동 론칭한 컨템포러리 캐주얼 패션 브랜드다.

이름대로 '어떤 장소에서 일을 하건 그곳이 자신만의 오피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의 가치를 제품에 녹여냈다.

어나더오피스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손꼽히는 '발마칸 코트'는 20·30대 남성 고객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와 한섬 온라인 편집숍 EQL에서 판매할 당시 10만명 가까이 몰려 서버가 다운됐을 정도였다.

발마칸 코트 외에도 산티아고 슬랙스, 라이터 셔츠 등 스테디셀러는 발매와 동시에 5분 내에 완판되기도 했다.

어나더오피스에서 출시한 발마칸 코트. 오버레이

이 같은 국내 인기를 발판으로 어나더오피스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어나더오피스를 만든 신동수 디렉터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국내 백화점 3사에서 미팅 요청이 들어왔지만 전부 내년으로 미뤘다.

올해 가장 신경 쓰는 건 일본 수출을 비롯한 해외 진출"이라며 "지난 1~2월께 일본 내 유명 편집숍 등 25곳과 계약했고 올 9월부터 일본의 편집숍들에서 24FW 판매를 시작한다.

일본 이세탄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선 일본 익스클루시브 아이템을 선보이는 것도 기획 중이다.

사실 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패션 브랜드들은 마뗑킴을 비롯해 여성 20·30대가 선호하는 곳 위주였다.

어나더오피스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오버레이의 나항영 대표는 "일본은 남성 패션 시장에서 본인들이 종주국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존심이 높은데, 우리가 미니멀한 남성복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라며 "우선 일본 시장에서 1~2년 정도 브랜드 가치를 탄탄하게 다진 뒤 유럽 시장 등 도전도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어나더오피스의 지난해 매출은 150억원 수준이다.

올해는 해외 진출 등을 고려해 200억원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

신 디렉터는 "어릴 때부터 쓰고 싶었던 부자재를 마음껏 쓰다 보니 품질로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데님 원단도 이탈리아에서 받아서 쓰고, 지퍼도 통상적인 지퍼보다 가격이 서너 배 비싼 재료를 쓰고 있다"며 "일본 바이어들이 품질을 보고 이런 부자재를 쓰는데 정말 이 가격이 맞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그럴 때면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어나더오피스는 2015년 론칭 첫해 매출이 4억원 수준이었지만, 2016년 온라인 패션 플랫폼 29CM·무신사 스토어 등에 입점하면서 2022년 매출이 100억원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한편 2021년 11월 서울 한남동에 브랜드 최초의 오프라인 스토어이자 해외 편집숍을 겸하는 '스왈로우라운지 한남'을 열고 지난해 3월에는 '스왈로우라운지 성수'도 선보였다.

2021년 인기 아우터가 발매됐을 당시 스왈로우라운지 한남 매장 앞에는 200여 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창립자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동수.

잇단 온라인 품절과 오프라인 매장 앞 긴 줄을 보고 혹시 물건을 일부러 적게 만들고 품절 마케팅을 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신 디렉터는 "난 품절 마케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확고히 못 박았다.

그는 "수량을 적게 풀어서 리셀을 늘리고 사람들이 줄 서서 사는 만드는 상품이 좋은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수량을 늘리고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좋은 상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 대표는 "오히려 지금은 품절이 잘 안 돼서 인기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공격도 있다"며 "이는 예전보다 초도 물량을 10~15배 정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직원 수도 초창기 5명에서 현재는 46명까지 늘어났다.

다만 회사 규모가 커졌지만 직접 하는 것을 고수하는 작업도 있다.

신 디렉터는 "브랜드 제품 사진을 직접 찍고 있다"며 "물론 사진 자체는 전문가가 더 잘 찍겠지만, 감성을 이해하고 찍지 않으면 신기할 정도로 매출에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평소 제품을 만들면서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지 질문했다.

신 디렉터는 "예전에 봤던 미국·프랑스 영화에서 많이 참고한다"고 답했다.

[정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