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단독주택 가격이 2년 전 전고점을 돌파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서야 저점을 찍고 상승 전환한 아파트 시장과 대비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전국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단독주택(다가구주택 포함) 가격은 전월 대비 0.14% 올랐다.

아파트가 0.15% 떨어지고, 연립주택은 0.01%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서울이 0.15%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단독주택은 연초에 이미 전고점을 돌파했다.

집값이 폭등했던 2022년 수도권 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104.8까지 치솟았는데, 이후 하락기를 거쳐 지난해 하반기에 다시 반등해 지난 1월 104.9로 전고점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오름세다.

전국 기준으로도 지난 2월 전고점에 도달했다.


단독주택의 '나 홀로 상승' 비결로는 땅값 영향이 지목된다.

단독주택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보다 대지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땅은 주택보다 가격 방어력이 뛰어나고, 시장 부침 영향도 덜하다.

땅값이 오른 만큼 단독주택도 오름세가 강하다.

전국 땅값은 부동산 침체기가 본격화한 2022년에도 거의 조정되지 않았다.


다른 소유자가 없어 재건축·재개발이 쉬운 점도 단독주택의 장점이다.

올해 거래된 단독·다가구주택은 2000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이 대부분이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거래 신고된 단독·다가구주택은 총 617건(15일 기준)이고 평균 건축연도는 대략 1985년으로 집계된다.

실거주보다 리모델링, 재건축으로 수익 창출 목적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가 거래도 많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82년 지어진 강남구 신사동 단독주택(연면적 305㎡)은 지난달 28일 285억원에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영등포구 신길동 다가구주택(연면적 849㎡·1998년)은 지난 1월 127억원에 거래됐다.


서울의 경우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등 새로운 재개발 사업 영향과 희소성도 가격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서울 단독주택은 전체 가구 수의 약 10%로, 갈수록 그 수가 줄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단독주택은 땅값이 강하게 지지하고, 개발 용이성과 재개발 기대감, 희소 가치까지 더해져 조정장 인기 매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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