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월급통장 마음대로 썼다”…219억원 빼돌린 오타니 전 통역사

“오타니도 피해자로, 관여했다는 증거 없어”

오타니 전 통역사가 미국 연방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불법 도박 채무를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에 손을 댔다가 해고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11일(현지시간)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갚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 원) 이상을 절취했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했다며 미즈하라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하기 위해 오타니와의 신뢰 관계를 이용하고 남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통역사 미즈하라의 행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에스트라다 검사는 오타니가 지난주 수사당국과 면담에서 미즈하라의 송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조사 결과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행위나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미즈하라는 조만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미즈하라의 혐의인 은행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이지만, 연방 양형 지침에 따라 사건별 형량은 그보다 훨씬 짧아질 수 있다.


검찰이 공개한 미즈하라의 진술서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다.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애리조나주의 한 은행 지점에서 계좌 개설을 하는 것을 도왔고 세부 개인 정보를 설정할 때도 통역을 해줬다.

오타니는 MLB에서 뛰면서 받은 급여를 이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고, 몇 달 뒤부터 상당한 금액을 잃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있는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변경했다.


미즈하라는 또 은행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인 뒤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불법 도박업자에게 돈을 송금하는 것을 승인하게 했다.

아울러 미즈하라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야구 카드 약 1000장을 약 32만5000달러(약 4억4500만원) 구매한 혐의도 있다.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뒤 도박업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내가 그(오타니)에게서 훔친 게 맞다.

모든 게 끝났다”고 인정했다.


앞서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으로 진 빚을 갚고자 오타니의 계좌에서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이 들통나 지난달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MLB 서울시리즈 기간에 해고당했다.


이후 오타니는 지난달 미국 본토 개막전이 열리기 전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면서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의도적으로 돈을 보낸 적이 없다”고 결백을 강조했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역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고액인 10년간 총액 7억 달러(약 976억원)에 다저스와 계약하고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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