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사직서를 내고 휴학에 들어가는 등 의료계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데요.
보도국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비대위로 전환한 의사협회가 오늘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열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11개 시·도 의사회는 오늘(15일) 각 지역에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오늘 궐기대회에는 그동안 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시도의사회들도 모두 참여하는데요.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점심과 저녁 시간을 이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대전시의사회와 울산시의사회 등은 이미 오후 1시 전후로 집회를 개최했고요.

서울시의사회는 오늘 오후 7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전공의와 의대생, 개원의, 의대 교수 등 수백 명이 참여해 정부 정책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협 비대위는 내일(16일)까지 비대위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모레(17일) 첫 전체회의를 통해 투쟁을 위한 로드맵을 세울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젊은 의사들의 반발도 거셉니다.
전공의들의 사직 선언에 이어 의대생들까지 단체 행동 절차에 착수했다고요.

【 기자 】
네,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에서 근무하는 박단 대한전공의협회장은 수련을 포기하고 사직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박 회장은 자신의 SNS에 "주 80시간의 과도한 근무 시간과 최저 시급 수준의 낮은 임금을 더 이상 감내하지 못해 병원을 떠나려 한다"고 적었는데요.

다만 동료 의사들에게 "집단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남겼습니다.

한 대형병원 인턴 의사가 어제 사직을 선언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데 이어, 의대생들도 단체행동에 나섰는데요.

전국 40개 의대와 의전원 학생 대표들은 만장일치로 동맹휴학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한림대 의대에서는 4학년 학생들이 모두 1년 간 동맹휴학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의대생 단체에서는 인턴에 지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투쟁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면서 정부도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기자 】
정부는 박단 대전협 회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뜻을 되돌리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이런 것들이 확산해 집단행동으로 번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의료계 내부에서 집단 사직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고 규정하며 경계를 나타냈습니다.

또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 움직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도록 설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박민수 / 보건복지부 2차관
- "가짜 뉴스든 집단행동이든 환자와 그 가족들을 불안하게 하고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도구 삼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시민단체와 간호계도 의료계를 향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의료계를 향해 "주권 행사에 여념이 없는 후안무치한 모습"이라고 비판했고, 대한간호협회는 "의료인은 어떤 순간에도 국민들을 지키는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이런 가운데 대기업 취업이 보장되는 학과에서 합격생들이 무더기로 등록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고요?

【 기자 】
네, 합격생들이 대거 빠져나간 학과들은 연세대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의 계약학과입니다.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계약을 맺고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한 학과인데요.

졸업 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취업이 보장됩니다.

이들 학과에 등록을 포기한 합격자 비율은 1년 새 2배에서 많게는 4배 이상 급증했는데요.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이 발표되자 많은 합격생들이 의대로 진로를 바꾼 것으로 풀이됩니다.


【 앵커멘트 】
의대 증원과 관련해 여러 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기 전에 상황이 나아져야겠습니다.
고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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