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국평 전세 1.8억에 내놨다...발등에 불 떨어진 왕릉뷰 집주인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 현장. [매경DB]
‘왕릉뷰 아파트’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검단신도시 신축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연일 쏟아지는 물량 폭탄을 받아낼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디에트르더힐’이 입주에 나섰다.

디에트르더힐은 지하 2층~지상 20층, 21개동, 총 1417가구가 들어서는 대단지로 입주 기한은 내년 1월 17일까지다.


하지만 집주인들은 좀처럼 세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잔금을 치러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투자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전세가격을 낮추면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국민평형’도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전용면적 84㎡의 보증금이 1억8000만원까지 내려가면서 전세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융자가 끼어 있어 세입자가 후순위가 되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도 2억원 안팎이면 당장 들어갈 수 있는 집이 많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디에트르더힐의 전세물건은 현재 361개다.

전체 세대 수의 25% 수준이다.

매매물건과 월세물건은 각각 186건과 115건으로 확인됐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전체 세대 수의 47%에 육박한다.


복수의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이 팔리지도 않고 전세 계약이 되지도 않으니 수분양자들이 가격을 내리고 있다”며 “투기과열지구라는 강력한 규제에서 벗어났음에도 공급량이 워낙 많아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실에 따르면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인천서구의 전세물건은 4572건으로 6개월 전(2600건)과 비교해 76%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부동산원도 지난 14일 기준 인천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72.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수록 임차인을 구하는 집주인이 전셋집을 찾는 세입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검단신도시의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만 8000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올해에도 1만2000가구가 입주 또는 입주대기 상황이다.

최근 2년 동안 입주 물량이 2만가구에 달하는 셈이다.

검단신도시의 대규모 공급은 오는 2025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교통편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검단신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 약 3㎞ 떨어진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이고, 인천 지하철 1호선 계양역도 3.8㎞ 떨어져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은 아직 구체적인 노선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김포신도시 개발도 복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김포시 양촌읍·장기동·마산동·운양동 일대 731만㎡ 부지에 4만6000가구를 조성하는 ‘김포한강2콤팩트시티’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라야 확실해지겠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수요자들이 검단보다는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은 김포로 모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 같은 전세시장 하락세가 자금력이 부족한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저렴한 금액에 수도권의 깨끗한 아파트에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빙하기가 장기화되면 역전세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2억원 안팎의 돈으로 이사할 수 있는 아파트가 없다”며 “가격 메리트를 감안한다면 검단도 고려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힘써서 초기 신도시가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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