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송파 집값 하락 가팔라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비틀’
대단지 많아 급매 거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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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
집값 하락세가 심화되면서 이른바 ‘강남3구’ 중 하나인 송파구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송파구는 서울 내에서도 상급지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최근 3주간은 서울에서 아파트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대장주 아파트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면적 84㎡은 지난달 모두 20억원 이하에 거래된 사례가 나왔다.
엘스의 경우 지난달 7일 12층이 19억5000만원에 거래된데 이어 19일엔 1층이 19억원에 거래됐다.
리센츠 역시 같은 달 26일 20층이 19억75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트리지움도 28일 12층 매물이 18억원에 손바뀜했다.
이들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가격선이 20억원 이하로 붕괴된 건 약 2년 만이다.
엘·리·트 모두 20억원 이하에 거래된 사례는 2020년 6월이 마지막이다.
집값 폭등기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10월엔 엘스가 최고 27억원(14층)에 거래된 바 있다.
불과 1년 만에 7억50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사는 “세 단지를 합쳐 도합 거의 1만5000가구에 달하다보니 급매 경쟁이 붙고 있다”며 “하락거래가 찍힐 때마다 호가도 따라 내려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재 트리지움 전용면적 84㎡의 경우 급매물의 호가가 17억8000만원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잠실동 뿐만 아니라 송파구 전체가 최근 하락세가 급격히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기준 송파구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5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다.
강북 외곽지역인 도봉구(-0.56%), 노원구(-0.55%)보다도 더 큰 폭으로 내렸다.
비단 이달 첫째주만이 아니다.
송파구는 지난달 넷째주부터 3주 연속 서울에서 아파트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으로 조사됐다.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지난달 16일 전용면적 84㎡이 17억85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최저거래가였던 20억6000만원(4층)보다 2억7500만원,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 23억8000만원(29층)과 비교하면 약 6억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신천동 파크리오도 전용면적 84㎡가 이달 1일(29층)과 지난달 15일(25층) 두 차례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역시 9월 거래가 20억2000만원(12층)보다 2억5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하락기에 송파구가 약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대출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꼽는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아직 15억 초과 대출금지가 시행되고 있어 송파구는 현금부자들만 접근이 가능한데 그 정도의 부유층이라면 강남, 서초 진입을 노리다보니 뚜렷한 수요기반이 없다”며 “오히려 비슷한 면적이 15억원 이하에 거래되는 타 지역은 이 정도의 하락을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또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거래 과정도 까다롭고 2년 실거주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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