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임대인' 전세반환 보증 사고액 최근 4년간 100배 넘게 급증

최근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발생하는 보증 사고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나쁜 임대인'으로 불리는 집중관리 다주택자의 보증 사고액이 최근 4년간 무려 100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금액은 지난해 3천513억 원으로 2018년 30억 원 대비 117배로 증가했습니다.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HUG가 3건 이상 대위변제를 한 채무자 중 연락 두절 등으로 상환 의사가 없거나, 최근 1년간 임의상환 이력이 없고, 미회수 채권 금액이 2억 원 이상이어서 HUG가 별도 관리하는 악성 임대인들입니다.

2018년 30억 원(15건)이던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사고액은 2019년 494억 원(256건)으로 늘어난 뒤 2020년 1천842억 원(933건)에 이어 2021년 3천513억 원으로 증가했고, 건수도 1천663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올해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의 보증 사고액은 1∼7월까지 1천938억 원(891건)에 달해 지난해 수준 또는 그보다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금액도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형별로 아파트·오피스텔(노인복지주택 포함)의 사고 건수와 금액은 2018년 21억 원(10건)에서 2019년 88억 원(52건), 2020년 387억 원(219건), 2021년 661억 원(380건) 규모입니다.

이에 비해 연립(빌라)·다세대·단독·다가구주택은 2018년 9억 원(5건)에 그쳤으나 2019년 405억 원(203건)으로 아파트를 추월한 뒤 2020년 1천433억 원(704건), 2021년 2천332억 원(1천72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이는 2020년 집값 상승세를 타고 빌라·다세대 등에서 매매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전세를 놨다가 잠적해버리는 등 '깡통전세' 사기가 크게 증가한 영향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합동 특별단속을 통해 적발한 총 1만 3천961건의 전세사기 의심 사례를 경찰청에 전달했습니다.

이중 HUG가 먼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위변제한 이후에도 채무를 장기간 상환하지 않고 있는 집중관리 채무자 정보도 3천353건에 달합니다.

서일준 의원은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들의 사고액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하는데 매년 수백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보증 사고를 줄이고 임차인의 피해방지를 위해 계약 체결 시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등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제도를 투명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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