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검찰총장 "러시아, 개전 후 70일간 전쟁범죄 1만 건 자행"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약 1만 건에 이르는 전쟁범죄를 자행했다고 우크라이나 사법 당국이 밝혔습니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최소 9천800건이 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미국 헬싱키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이번 보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군이 개전 후 70일간 고의로 민간 시설을 폭격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을 살해·고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치 무기를 사용하듯 민간인 성폭행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봉쇄가 풀린다면 조사해야 할 '끔찍한 사건'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베네딕토바 총장은 말했습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이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폭격으로 도시를 90% 가까이 초토화한 뒤에 점령한 도시입니다.

한때 인구가 40만 명이 넘었던 마리우폴은 현재 러시아군이 장악한 가운데 교전 중이어서 얼마나 많은 민간인이 희생됐는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우크라이나인들을 고국에서 강제추방한 점도 러시아의 전쟁범죄로 규정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100만 명 이상을 러시아로 대피시켰다고 밝힌 바 있는데, 우크라이나 측은 이 가운데 수천 명은 강제로 고국에서 추방당한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베네딕토바 총장은 "어린이 등을 러시아로 강제이주한 것은 정체성을 말살하고 러시아인처럼 교육하겠다는 것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파괴할 계획을 세웠음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인이 최소 3천280명 사망하고 3천451명이 부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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