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천연가스 수십 년 장기 공급계약 논의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계약을 수십 년 단위의 장기로 맺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미국산 LNG의 EU 수출을 2030년까지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EU는 러시아가 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함에 따라 대안 마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습니다.

EU는 천연가스 수입량 중 40%가량이 러시아산일 정도로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 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WSJ은 미국이 이미 EU로 보낼 수 있는 최대한도로 LNG를 수출하고 있어 여기서 공급량을 늘리려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신규 시설을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관건은 이런 장기계약에 대한 양측의 태도입니다.

LNG 터미널과 같은 시설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위해선 해당 시설의 LNG를 사줄 장기 고객을 확보해야 합니다.

통상 장기 거래는 20년짜리를 말합니다.

당초 미국과 EU는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계획하고있어 화석연료인 LNG 관련 장기계약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EU와 백악관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장기공급 계약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멜라니 나카가와 미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국가안보회의(NSC) 기후·에너지 선임 국장은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한 행사에 참석해 "유럽은 미국산 LNG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알리고 미국 공급자는 장기 계약의 형태로 가스를 공급할 수 있다"며 장기공급계약에 대한 입장 변화를 공식화하기도 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