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이 대피할 수 있도록 러시아를 설득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25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대피라는 단 한 가지 우선순위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것은 유엔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6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쿨레바 장관은 다만 러시아가 파놓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를 먼저 방문한다는 사실을 우려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많은 외국 관리들이 러시아 방문 때 함정에 빠져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러시아의 외교가 얼마나 우수한지, 러시아가 세계의 행동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만 입증하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일정은 양측과 조율된 것이며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파르한 부대변인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많은 제안을 들고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라며 "민감한 순간이라서 그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두 정상 간 대화보다 낮은 수준에서 협상하는 것은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이 빨리 만날수록 종전의 순간은 더 가까워지고,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피할수록 전쟁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또 마리우폴에서 긴장이 고조될수록 평화협상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마리우폴에는 약 10만 명의 시민들이 봉쇄돼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에서 최후의 항전지로 삼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도 민간인 수백 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에) 매우 강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잡아 굴욕감을 주려고 하는 것은 레드라인(한계선)이며 그것으로 (협상은) 끝이라는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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