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惡)' 대마, 약(藥)으로 변신…뇌 기능 증진 효과에 네오켄바이오·HLB생명과학, 신약 개발 발빠른 행보

【 앵커멘트 】
마약으로 알려진 대마가 치료제로 쓰인다는 사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텐데요.
대마는 뇌 기능을 증진시키는 등 다양한 질환에 쓰일 정도로 유익한 성분들도 많다고 알려졌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이런 유용한 성분만을 뽑아내 치료제로 만들기 위한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데요.
보도에 길금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비닐하우스 안 무성하게 자란 푸른 잎들 사이, 연구원들이 채집에 한창입니다.

마약류로 잘 알려진 대마인데, 의료용으로 개발하기 위해 직접 기르고 있는 겁니다.

환각 작용으로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악의 고리'로 불리던 대마이지만,

뇌 기능을 증진시키는 성분들이 잇따라 발견되며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규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존의 대마는 의료용에 쓰이는 카나비디올, 즉 CBD의 함량이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는데, 국내 기업의 기술력으로 치료 목적의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 아래 의료용 대마 연구에 뛰어든 네오켄 바이오는 올해 HLB 생명과학과 손을 맞잡고 대마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함정엽 / 네오켄바이오 대표
- "(국내에서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가공 기술이란 게 있는데 이것을 대마에 적용했더니 추출 수율이 증가를 하고, 탈탄산화라고 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는 경제적인 제조법을 발굴을 했습니다."

신약 개발을 통해 난치성 뇌전증을 비롯한 고령화 시대 가장 큰 과제인 치매 등의 치료제를 내놓겠단 계획입니다.

▶ 인터뷰 : 한용해 / HLB생명과학 대표
- "많이 거론되는 것이 신경 질환들에 많이 효과가 있고요, 또 항암 작용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고, 여러 가지 면역, 염증성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학계에서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해서 저희들은 주요한 질병의 치료제 개발에 나서게 됐습니다."

우리바이오는 대마 생리 활성 연구에 뛰어들며 대마를 활용한 비타민과 유산균 등 건기식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합법화 움직임이 거세지며 의료용 대마 시장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의료용 대마는 영국산 제품 하나뿐인데다 워낙 고가이다 보니 치료 비용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

국내의 경우 소아 뇌전증 환자들 일부가 해당 제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한 병당 수입가만 167만 원, 국산화가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강훈철 /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 "(발작이) 절반 정도 줄면 효과가 있다고 하거든요. 그 약을 쓰므로 인해서 우리나라의 외화가 계속 영국으로 가고 있는 거죠 어쨌든."

아직까진 불법으로 명시한 국내 법령은 물론
오남용에 대한 우려 또한 앞으로 넘어야할 산입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 효능이 입증되고 국내에서 자체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규제 환경 변화가 급선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오기환 / 한국바이오협회 전무
- "(유럽 사법재판소가) CBD 성분은 마약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판결을 했죠. 해외는 할 수 있고 우리는 못하고 그런 상황을 빨리 개선해서 우리도 그쪽으로 나갈 수 있게 해야될 것 같습니다."

▶ 스탠딩 : 길금희 / 기자
- "골칫덩이로만 취급받던 대마가 국내 중증 환자들의 획기적 치료제로 개발을 앞두게 되면서 의학계가 또한번의 전환기를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TV 길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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