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본따 기점·소악도에 12km 순례길 조성
예수 12제자 상징하는 건축미술품 따라 걷는 도보여행
천사대교 아래를 지나 당사도·암태도 거쳐 소악도로 들어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야곱(야고보)이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입니다. 현지에서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고 하는데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의 스페인식 발음이며 ‘카미노’는 길이란 뜻입니다.

예루살렘, 로마와 함께 세계 3대 성지 가운데 하나로 불리며 1년에 30만 명의 순례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5천여 명이 이 길을 걷는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총 808㎞의 거리로 하루 20km씩 걸어도 40여 일이 걸리는 대장정입니다.

◇ 신안에서 ‘섬티아고’로 재탄생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은 순례길이 신안군 증도면 기점·소악도에 만들어졌습니다. 신안군이 아름다운 섬 가꾸기 사업으로 추진한 ‘기적의 순례길’은 지난 2020년 11월 23일, 2년여간의 사업을 마무리하고 손님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기적의 순례길’은 베드로의 집을 시작으로 예수의 12제자의 이름이 붙어져 있고 건축물마다 ‘건강의 집’, ‘소원의 집’ 등의 별칭이 붙어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2년 동안 40억여 원이 투입되었으며 프랑스 작가를 비롯한 12명의 예술인들이 꼬박 1년간 머무르면서 완성한 건축미술 작품 12개가 있습니다.

◇ 압해도 송공항과 지도 송도항에서 출발

순례자의 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2가지입니다. 압해도 송공항에서 출발하는 길과 지도 송도항에서 출발하는 길입니다.

압해도 송공항에서 가는 길은 70분이 소요되는데 암태면 당사도-압해읍 매화도를 거쳐 소악도-소기점도-대기점도로 들어갑니다. 이 뱃길은 천사대교 아래를 지나기 때문에 다리 전체를 바다에서 볼 수 있으며 배의 위치에 따라 변하는 다리의 모습과 웅장함이 장관입니다.

지도 송도항에서 출발하면 25분 정도 소요됩니다. 병풍도를 거쳐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로 들어 갑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바닷물이 빠져야 건널 수 있는 노둣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물때를 잘 맞춰가야 하고 모랫길은 절대로 차를 가지고 가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압해도에서 들어가는 사람은 소악도에서 내려 거꾸로 감상하고 대기점도나 병풍도에서 배를 타고오면 좋습니다. 대기점도나 병풍도에서 내려갈 경우에는 다시 돌아가서 배를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 ‘순례자의 섬 게스트하우스’ 개장

신안군은 지난 18일 증도면 기점·소악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신축하고 관계자와 지역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장식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개장한 게스트하우스는 4인실 4실과 8인실 1실 등 총 5객실로, 수용인원은 24명입니다. 기존 16인실 게스트하우스를 포함하면 1일 최대 4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문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한 부대시설 카페와 특산품 판매장, 식당 등을 마련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하룻밤에 2만원이며 식사는 섬에서 나오는 각종 해물과 나물 요리가 나오는 섬백반이 1만원 안팎입니다. 커피나 라면도 가능합니다

순례자의 섬 기점소악도는 108명이 거주하는 작은 섬마을에서 이제는 연 53000여명의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신안군의 또 다른 대표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박효원 기자 /mktvhonam@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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