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남부서 펼쳐질 격전에 대비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뿐 아니라 군사 정보 지원도 늘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미 정부가 지난주 후반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 크림반도에서 러시아군 동향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대응하도록 군사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새 정보 지침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실이 여러 첩보기관에 적용되는 이런 지침 초안을 작성했으며, 국방부도 군 정보요원이 이를 이행하도록 돕는 문건을 만들었다고 관리들은 전했습니다.

다만 이들 기관은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정보는 공유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정보당국 관리는 "양국 군사충돌이 격화하는 만큼 첩보원들이 구체적이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우크라이나 측과 나누는 등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최근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포함해 북부서 물러난 병력을 돈바스와 동부에 투입해 이 지역에서 조만간 격전을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뤄진 조치라고 관리들은 설명했습니다.

기존 미 당국의 지침이 키이우 방어용으로 짜여져 돈바스와 크림반도에 관련된 군사정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다고 WSJ는 전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기존 지침으로는 돈바스, 크림에서 우크라이나에 정보 지원을 해도 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새 지침을 예고했었습니다.

13일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 지침이 갱신됐다고 확인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돈바스 결전'을 앞둔 우크라이나에 8억 달러(약 9천800억 원) 규모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한 가운데 전해진 것입니다.

이날 미국이 지원하겠다고 밝힌 무장에는 155㎜ 곡사포 18기, 포탄 4만발, M113 장갑차 200대,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500기 등이 포함됐습니다.

WSJ는 이렇게 무기와 정보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이번 전쟁을 대하는 미국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는 보내지 않고 비행금지구역도 설정하지 않는 등 러시아와 직접 대치 구도가 연출되는 일은 피해왔습니다.

[ 송재원 인턴기자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