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치솟는 물가에 '몸살'…'총재 없는' 한은, 14일 금통위서 기준금리 '베이비스텝(0.25%P 인상)' 밟나

【 앵커멘트 】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40여 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했습니다.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우리 경제도 물가가 치솟고 있어 내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한국은행 총재가 없다는 점은 인상에 부담입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미국의 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미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8.5% 급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1981년 12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특히 에너지 물가가 전년 대비 32% 급등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난 우려에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치솟았습니다.

식료품 물가 역시 8.8% 올랐습니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움직임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년여 만에 첫 금리인상에 나선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다음 달 FOMC 정례회의에서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이같은 금리 인상이 이후 한 두 차례 더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옵니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4.1% 올라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물가안정을 제1 목표로 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방치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또 새 정부가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언한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추경호 / 경제부총리 후보자 (지난 10일)
- "서민 생활 물가, 민생안정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경제 장관이 원팀이 돼서 당면 현안인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면서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내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빅스텝에 나설 경우 우리 기준금리와 격차가 줄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인상 압박 요인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결 가능성도 있다며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상과 동결 응답은 50%씩으로 같았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지만 발목을 잡는 이유는 한국은행 총재의 부재입니다.

이주열 전 총재의 임기가 지난달로 끝났지만 후임 총재 임명이 늦어지면서 내일 금통위는 사상 첫 총재의 부재 속에 진행됩니다.

▶ 인터뷰(☎) : 박성욱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금이 금리를 인상해야하는 타이밍이냐고 물어보시면 지금 올릴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고, 시장에서도 이미 금리인상 기대가 있고, 금리를 올릴만한 여건들이 있기 때문에…(하지만) 새로 총재가 오시고 나서 (금리인상) 프로세스를 시작해도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총재 없는 금통위가 인상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 gap@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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